SXSW, 글로벌 최대 스타트업 축제로 부상 국내 스타트업, 코트라와 첫 참가… "CES·MWC보다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 얻을 수 있어"
-
[미국 텍사스 오스틴 = 김수경 기자] 북미 최대의 IT·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2019)가 스타트업 축제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SXSW에 코트라(KOTRA)와 함께 공동 부스를 꾸려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현장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면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의 장을 직접 확인했다.
코트라는 한국 스타트업 수요가 많은 미국 시장 진출을 꾀하기 위해 지난 10일(현지 시간)부터 4일간 SXSW 트레이드쇼(Trade Show)에서 한국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한국관을 운영했다.
이용자의 움직임을 따라 개성 있는 사진·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피보(Pivo)', 실시간 피부 진단·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릴리커버(Lillycover)', 글로벌 소셜 뮤직 플랫폼 '디오션(Diocian)', 전기차 충전소 정보앱 '이비온' 등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 스타트업 10개사가 참여했다. -
4일간 진행된 트레이드쇼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바이어와 투자자, 현지 업체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유창한 영어로 기술을 설명하고 시장 경쟁력을 설파했다.
이들의 대화는 부스에서 끝나지 않고 즉석에서 명함을 주고 받은 뒤 향후 미팅 일정까지 잡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관계자 간 네트워킹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SXSW의 차별점이 국내 스타트업들에겐 강력한 매력점으로 다가왔다.
'이비온'은 SXSW 현장에서 텍사스의 한국전력으로 불리는 '오스틴 에너지(Austin Energy)'사와 향후 협력을 위한 미팅을 잡았다.
유병훈 이비온 대표는 "국내에 비해 전기차 관련 사업을 넓게 펼칠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의 현황을 조사하고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SXSW를 찾았다"며 "오스틴에너지 관계자를 직접 만나 사업을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은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행사 내내 북미와 유럽 관계자들도 이비온의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SXSW가 끝나면 글로벌 관계자들과의 미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뮤직 플랫폼 '디오션'의 김두환 대표는 "태국의 마이밴드닷컴을 비롯해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글로벌 대형 음원업체에서 MOU를 제안해왔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엄청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생겨 상당히 떨리면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동영상 플랫폼 업체 '피보'의 켄 킴(Ken Kim) 대표는 "SXSW는 최신 기술을 구경하기 위한 참관단보다 실제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우리 사업을 이해하고 기술에 대해 깊이 논의할 수 있는 관계자를 직접 만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피보'는 혼자서도 쉽게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앱을 선보여 글로벌 유튜버와 1인 크리에이터 시장 관계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
K뷰티를 선보인 '릴리커버(Lillycover)'는 글로벌 영업을 제안해 온 북미 및 유럽 바이어들과의 미팅을 성사시켰다.
안선희 릴리커버 대표는 "실시간으로 피부 상태를 체크해 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릴리커버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선보여 현지업체의 큰 관심을 받았다"며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들이 글로벌 영업을 제안해왔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8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선주문 계약을 달성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코트라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SXSW 참가를 위해 지난 3년 여 간 꾸준한 시장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와 함께 SXSW에서 현지 비즈니스 디벨로퍼인 얼리민트(EarlyMint)와의 협업을 통해 '1:1 멘토링'을 하고 해외 스타트업 10개사를 포함해 20개사가 참가한 '피칭 대회'를 여는 등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상우 코트라 달라스무역관 과장은 "SXSW는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제안하고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어 글로벌 접점이 필요한 국내 스타트업들에겐 최적의 행사"라며 "기술력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는 단순 부스가 아닌, 적극적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나서야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와 MWC(Mobile World Congress) 등 대형 국제 IT박람회는 글로벌 대기업과 대형 업체에 초점이 주로 맞춰진 행사라면 SXSW는 스타트업들에게 유리한 행사"라며 "당장 수출 계약을 맺고 실적을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SXSW가 열리는 오스틴은 실리콘 힐(Silicon Hills)로 불리는 미국 제 2의 스타트업 산실로 꼽힌다. 명문인 UT 오스틴을 포함해 좋은 인적 자원과 다양한 벤처캐피털, 보육업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Dell을 비롯한 수많은 IT 기업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SXSW 트레이드쇼는 전 세계 관계자들과 네트워킹을 통한 피드백 청취, 잠재 파트너 발굴이 가능해 다양한 국가에서 국가관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SXSW 참가 인원은 43만2500여명에 달했다. 지난해 MWC 10만7000여명, 슬러시(SLUSH) 2만2000여명이 참가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규모다. SXSW로 인한 오스틴 내 경제적 효과는 약 3억5060만 달러(한화 약 385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코트라는 앞으로도 유망한 국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SXSW를 매년 찾을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도 올해 한국 공동관 부스를 꾸리고 플랫팜, 미디어캐스트, 펄스나인, 오티야, 에이펀인터랙티브, 덱스터스튜디오, 스튜디오인요, 크리스피, 링고크래프트 등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회사 9개사와 함께 SXSW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