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주택 매매거래량 4만3000건에 그쳐..6년만에 최저 수준정부 규제와 공시가격 인상 여파매매거래 수요 대신 전·월세 수요 급증
  • ▲ 1~2월 누적 주택 매매거래량 추이.ⓒ국토교통부
    ▲ 1~2월 누적 주택 매매거래량 추이.ⓒ국토교통부

    지난해 역대 가장 강한 규제정책으로 평가받는 '9·13부동산대책' 이후 시작된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심각하다. 여기에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까지 겹치며 매수세가 위축돼 있어 추가적인 집값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국 4만30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평균(7만100건)에 비해서도 38.0% 줄었다.

    2월 한달 거래량이 5만건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3년(4만7000건)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1~2월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9만3730건)도 전년 동기(14만33건) 대비 33.1% 감소했다. 이는 부동산침체기였던 2013년 7만4000건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아파트 거래량(2만8293건)이 같은 기간 42.7% 줄어들어 연립·다세대주택(28.2%), 단독·다가구주택(21.2%)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통상 설 연휴가 지나면 이사철이 본격화되면서 주택 거래가 늘고 가격도 다소 상승 기조를 보이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대책과 역대 최고 수준의 단독주택, 토지,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는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나오는 급매물이 확대될 수 있어 추가적인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 다주택자들이 절세를 위해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이나 비규제지역의 주택부터 팔아 주택수를 줄이려고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급매물이 늘어나는데도 매수자들 입장에선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관망하는 기조가 주류를 이루면서 앞으로도 거래 자체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공시가격 변수가 커서 4월 말 공시 전까지 종전과 같은 거래 침체와 가격 하락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계속 급매물이 늘어나겠지만 거래가 안돼 집값은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 매매거래는 줄어든 반면 2월 한달 전월세 거래량은 18만7140건으로, 전년 동월(16만4237건) 대비 13.9% 증가했다. 1월(16만8781건)에 비해서도 10.9% 늘었다.

    이는 주택 실수요자들이 당분간 정부 정책을 지켜보며 매매 대신 전월세를 선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요자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입 시기를 뒤로 미루는 분위기여서 거래 위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로 집값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전월세 수요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