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비율-차입금의존도-부채비율' 등 주요 지표 개선 눈길'주택 의존도 심화-플랜트-해외 위축' 등 영업성적 개선 '숙제' 남아
  • ▲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건설
    ▲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재무통' 이영훈 사장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표이사 선임 1년 만에 '부채 탕감'에 성공하면서 재무안정성을 제고시켰다. 다만 그룹 물량 감소와 주택 부문 의존도 심화, 플랜트 부문 및 해외 부문 위축 등 영업성적 해결 숙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27일 연결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포스코건설의 차입금의존도는 21.1%로 전년 62.4%에 비해 41.2%p 줄어들었다. 단기차입금(2460억원)과 사채(2393억원)가 각각 81.8%, 4.03% 줄어들면서 총차입금이 1조6677억원에서 5459억원으로 67.2% 감소하면서다.

    이는 이날까지 실적이 공개된 대형건설 7개사 가운데 삼성물산 20.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실적이 공개된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으로, 이들 평균 차입금의존도는 31.6%다.

    차입금이 줄어들면서 부채도 4조5615억원에서 3조5691억원으로 1조원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HDC현산 3조18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유동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유동비율은 111%에서 134%로 22.8%p 증가했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전년대비 46.8% 늘어났다.

    이는 그룹 '재무통'으로 알려진 이영훈 사장 영업 효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포스코 기획재무 부문 경영기획실장, 재무투자 부문 재무실장, 전략기획총괄 부문 재무실장, 경영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재무투자본부장을 맡을 당시 권오준 회장 체제 아래서 진행된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주도했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치인 78%로 낮아지는 등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을 받았다.

    부사장으로 승진해 포스코건설의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다. 2012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된 뒤 포스코건설의 실적을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포스코건설은 2013년 연결 기준 매출 10조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이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앉았다. 지난 1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1년 연장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소 사업에서의 대규모 손실과 이후 2년째 제자리인 영업성적, 포스코의 투자 여력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내실을 다지기 위해 재무전문가를 영입한 효과가 현금흐름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건설 사옥. ⓒ뉴데일리 DB
    ▲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건설 사옥. ⓒ뉴데일리 DB

    문제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의 매출은 7조279억원으로 전년 7조191억원에 비해 0.12%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3003억원에서 3041억원으로 1.25% 증가했다.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갈수록 의존도가 높아지는 건축 부문의 계약 잔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축 부문 영업이익률은 6.09%로, 플랜트 부문(0.70%)과 에너지 부문(0.31%)의 수익성이 미미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영업이익률 4.32%를 사실상 견인했다. 더군다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0%로, 전년 58.5%보다 8.52%p 커졌다.

    이에 반해 건축 및 분양 부문 계약 잔액은 9조753억원으로 전년 10조887억원에 비해 16.6% 줄어들었다.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는 반면, 물량 확보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체 계약 잔액도 전년과 비슷한 15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2년가량 먹거리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룹 물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2013년 이후 그룹 계열사 물량이 대폭 줄면서 하락세가 이어져왔다. 포스코건설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모기업인 포스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는데, 계열사의 일감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포스코건설의 2008년 매출은 4조원대였다. 이후 2013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9년 6조원을 넘어섰고, 2011년 7조원, 2012년 8조원, 2013년에는 10조원까지 매출이 불어났다.

    그런데 2014년을 기점으로 포스코의 발주물량이 급감했다. 철강업 부진에 포스코가 신규 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2013년까지 절반 가까이 됐던 내부 매출 비중은 2014년 40%대로 떨어진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위축됐다. 2016년에는 20% 수준까지 하락했다.

    외형 축소와 수익성 저하 등으로 이어졌다. 2016년 이후 매출이 3년 연속 7조원대에 머무르고 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해외에서의 대규모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2년간 적자는 모두 7600억원에 달했다.

    또 다른 문제는 플랜트 부문 실적이 고꾸라졌다는 점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846억원에서 41억원으로 95.1% 급감했다. 에너지 부문과 인프라 부문이 전년대비 흑자로 돌아섰음에도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인 것은 이 때문이다.

    해외수주 역시 부진하다. 지난해 수주액은 12억달러 규모로, 전년 13억달러보다 12.3% 감소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수주액은 6115만달러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억달러의 11.4%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 측은 "국내 주택사업을 더 많이 하고 리모델링도 더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해외의 경우 자체 경쟁력 등을 고려해 동남아시아, 중동을 비롯한 핵심 전략국가로 수주 범위를 더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룹 물량이 감소한 것은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현금흐름을 개선해 내실을 다지고 있는 만큼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