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열혈 사장, 경영지원실·FP채널담당·상품 및 서비스 담당 신창재 회장, 전략기획·자산운용 부문만 직속 부서로 관리회장 직속부서 전략기획 부문 힘 실어줘… "문책성 조직개편"
  • ▲ 3월 현재 교보생명 조직도.ⓒ뉴데일리
    ▲ 3월 현재 교보생명 조직도.ⓒ뉴데일리

    교보생명이 윤열현 사장과 신창재 회장의 업무영역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이원화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보생명은 29일 오전 광화문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윤열현 대표이사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교보생명이 사장을 선임한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윤열현 사장은 1982년 교보생명 입사 후 마케팅 담당, FP채널 담당을 지낸 인물로 알려졌다. 윤열현 사장은 보험사업을 총괄하고, 신창재 회장이 전략기획과 자산운용 부문을 맡는다.

    일각에서는 신규 사장 선임을 통한 업무 분담이 특정 부서에 대한  ‘문책성’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그간 주주관리 역할을 전담했던 경영지원실을 회장 직속 부서가 아닌 신임 사장 산하로 소속을 분류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신창재 회장은 경영지원실, 자산운용, FP채널, 상품·서비스 등의 조직을 총괄하는 과정에서 경영지원실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지원실은 교보생명 산하 계열사 및 투자회사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곳으로 그간 지배구조 관리나 지분인수, 자본확충 방안 등 주요 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협상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지분 인수자를 끌어들이는 역할도 해당 부서가 담당했다는 후문이다.

    이에비해 기획업무를 담당하는 전략기획담당의 경우 지난해 마케팅담당 산하에 속해있었고, 권한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전략기획담당을 회장 직속 부서로 재편했다. 아울러 기존 경영지원실이 맡았던 주주관리 업무를 전략기획 부문으로 이관하고 지배구조 관리 업무도 맡겼다. 
     
    재무적투자자(FI)들과 신 회장간 협상에서 중간 역할을 하던 경영지원실을 회장 직속이 아닌 신임 사장 직속 부서로 옮기면서 힘 빼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신창재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들 간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갈등이 심화되면서 내부에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때 우호 지분을 늘리기 위해 FI들을 백기사로 끌어들인 바 있다. 당시 신 회장은 2015년까지 IPO(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상장을 미루면서 FI가 풋옵션을 강행을 예고, 풋옵션 행사를 위해 중재 소송에 돌입한 상태다.

    내부에서는 FI와 신 회장의 갈등이 격화된 것은 주주관리 책임자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내부 관계자는 “FI와 신 회장의 메신저 역할을 해오던 경영지원실이 보험총괄 담당 산하로 변경된 것은 주주관리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권한을 대폭 축소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신 회장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무를 나눴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문책성 조치”라며 “앞으로는 신 회장이 직속 부서인 전략기획과 자산운용 부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