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도 여행 시스템 구축된 일본과 달리 서울 집중 심각대규모 테마파크·리조트 부정적 인식에 추가 구축은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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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의 새 먹거리로 꼽힌 관광산업이 혁신을 꾀하고 있지만 지나친 서울 집중 실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레저 시설이 부족하고 다양한 즐길 거리가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한민국 관광 혁신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한국 관광산업의 질을 끌어올리는 해결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8일 한국관광공사(KTO)에 따르면 지난해 1534만6879명의 외래객이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1724만명 수준에서 2017년 1335만명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다시 소폭 늘어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관광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2022년까지 방한 외래관광객 23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광공사의 지난해 4분기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방문율이 60.0%로 전년(53.7%) 대비 6.3%p 늘었지만 한국여행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같은 기간 94.7%에서 92.9%로 1.8%p 줄어들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행을 선택한 이유 중 1위는 쇼핑이다. 2위가 음식/미식탐방, 3위는 자연풍경이며, 4위가 친구/친지 방문, 5위가 역사/문화유적이다. 1년 전만 해도 '세련된 문화'가 순위권에 올라있었지만 올해는 빠졌다.

    업계에서는 한국 관광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유는 여행객들이 다양하게 즐길 레저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나친 서울 집중 실태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여행 시 방문을 시도한 도시는 서울이 지난해 4분기 77.5%로 전년(81.2%)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경기가 14.9%, 부산 14.4%, 제주 10.1%, 강원 10.0%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서울과 타 지역의 편차가 큰 이유는 레저시설이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공사 측은 한국이 여행 경쟁국 일본에 비해 시설, 안내, 교통 등 인프라와 서비스 측면에서 모두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내년까지 관광객 4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 다양한 지역의 관광산업이 활성화 돼있다. 도심을 중심으로 소도시 여행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교통 수단은 물론이고 자연을 활용한 레저시설 구축이 잘 돼 있는데다 외국인이 예약 등을 하기 위한 접근 수단 역시 체계적으로 구축돼있다"며 "한국이 서울에 관광수요가 집중된 것과는 상반된 현상으로, 다양한 도시에 다양한 레저시설이 들어서 있는 점은 외래객의 재방문율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8년 한국관광공사 혁신추진계획'에는 '수도권 관광 집중 완화를 위한 지방 관광 콘텐츠 및 상품 발굴·육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 과제가 포함됐다.

    관광공사는 체류형 관광권역 육성을 위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사업시행, 지역별 특색있는 고유 관광상품 발굴·홍보, 지역 특화 관광 컨설팅을 통한 경쟁력 제고, 외래객 지역관광 확대를 위한 지방상품 개발 및 전통시장 활성화, 지역별 글로컬 관광 육성사업 확대 추진을 구체적인 추진 방안으로 내세웠다.

    관광공사 측은 전통문화, 지역 명인, 문화재, 미식, 전통주, 대한민국 대표 명품 지역축제 등을 활용한 한국만의 희소성 있는 고급 관광콘텐츠 '코리아 유니크(Korea Unique)' 발굴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낙후된 지역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참여를 통한 종합컨설팅을 제공하고, 지역 관광경쟁력 진단·컨설팅을 통한 개선지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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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대규모 복합리조트나 테마파크 시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일본만 해도 지난해 '복합리조트 IR' 법안을 통과시켜 주요 관광지에 리조트와 대형 카지노 조성에 나섰다. 해당 리조트로 일본이 벌어들일 돈의 규모는 연간 2조7600억원 수준이다. 일본은 디즈니랜드, 유니버셜 스튜디오, 레고랜드 등 대규모 테마파크를 활요한 관광사업에도 힘을 들이고 있다.

    한국에는 규모가 큰 테마파크인 롯데월드와 에버랜드가 서울과 경기권에 집중돼있고 복합리조트 역시 부족하다. 사행산업이라는 부정적 시선 역시 복합리조트 조성 속도를 늦추고 있다. 2017년 인천시에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가 개장 1년만에 120만명이 방문하는 등 방문객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지노가 포함된 리조트의 경우 착공 단계부터 반대 목소리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정부 주도의 관광산업 육성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특정 지역 집중 육성보다는 전국적인 과제로 확장시키고, 외국인들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레저시설과 외래객 입장에서 접근이 용이한 예약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보여주기 식 산업 육성보다는 실제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 즐길 수 있는 시설이나 도시가 많아지도록 전국 기반의 레저 시설 확충이 우선돼야 하고, 외국인들이 쉽게 예약하거나 접근할 수 있도록 예약 시스템이나 교통 수단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면적이 좁기 때문에 다양한 도시를 짧은 기간 내에 즐길 수 있는 효율성이 드러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