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유통·면세업 시너지 기대… 금호렌터카 인수전력도롯데지주 우선주, 아시아나항공 매각 소식에 급등
  • ▲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
    ▲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따른 후속조치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에선 롯데가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얻을 실탄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사용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인수가 확정되면 물류사업 등에서 얻을 시너지가 많아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증권은 최근 적격예비 인수후보자를 대상으로 본입찰 진행과 관련된 공문을 보냈다. 본입찰은 오는 19일 진행된다.

    롯데카드의 인수후보자로는 한화그룹과 하나금융,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5곳이 선정됐다. 손해보험은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외국계 전략적 투자자(SI), 재무적 투자자(FI) 등 5곳이다.

    롯데는 매각 희망가로 ▲카드 1조5000억원 ▲손해보험 5000억원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완료시 2조원의 실탄을 마련하는 셈이다.

    시장의 눈은 2조원의 용처에 쏠린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본다. 해외물류망 확대 등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 계열사 글로벌로지스와 로지스틱스를 합쳐 통합법인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출범시키고 업계 1위 CJ대한통운을 따라잡겠다고 선포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대한통운을 추격하는데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롯데는 유통·면세업을 영위하고 있어 사업제휴를 통해 관광객 유입량을 늘릴 수 있다.

    아울러 롯데는 과거 ‘금호렌터카’를 인수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거래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인수작업에 나설지 기대를 모으게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1조5000억~2조원이 필요하다”며 “롯데는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했고, 여러 분야에서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어 인수를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기대는 주가로 나타났다. 롯데지주 우선주의 지난 16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만5900원(29.94%) 오른 6만9000원에 마감됐다. 그간 5만원 초반대에서 머물던 주가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치솟은 것.

    롯데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단, 인수후보군으로 지목된 기업들이 일제히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어, 롯데도 같은 스탠스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와 함께 SK, 한화, CJ, 애경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는 이들 기업 중 가장 자금력이 풍부하고 관광 및 통신 계열사에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한화는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160억원을 투자했다가 사업면허가 반려돼 철수한 적이 있어 재도전할 수 있다.

    물류 분야에서 롯데의 경쟁자인 CJ그룹도 사업확장을 위에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은 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