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 한화·하나금융지주 유력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 거론… LCC 계속 노크사업적 시너지 매력적… 장기 신용도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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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하루 앞두고 한화그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그룹의 항공 관련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하나 추가됐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계획에 선을 그었지만, 시장에선 지금껏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확장해 온 한화그룹이 계획대로 롯데카드 인수에 나설지, 아니면 방향을 틀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오는 19일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외에도 하나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4개 예비적격인수후보가 이날 희망인수가와 인수지분율 등을 기재한 입찰지원서를 제출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다음주 발표될 전망인데, 현재로선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의 양강 구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변수가 됐다. 한화그룹은 SK그룹, CJ그룹 등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에 뛰어들 유력 후보 중 한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인데다가 항공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사업적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이유다.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유력 인수 후보로 부상하면서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의 롯데카드 인수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 입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연달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한화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롯데카드 입찰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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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 입장과 마찬가지로 업계에서도 우선은 한화가 무리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공격적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로 그동안 성장한 것은 맞지만 규모가 충분히 커진 상황이고, 지금은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의 매력은 부정할 수 없으나, 신용도 측면에서 위험도가 큰 것도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부채 규모는 7조979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649%에 달한다.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1조에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는데, 이와 별도로 올해 안으로 갚아야할 금융부채는 1조1904억원이다.

    재무부담으로 나타날 불확실성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잠재 부실 규모가 큰 만큼, 사업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수익창출력이 증명된 곳을 택하는 것이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실는다. 한화그룹은 올해 초부터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을 주축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롯데카드에 대한 인수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롯데카드 인수로 금융자회사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갤러리아백화점 등 유통채널과의 시너지도 노리고 있었다.

    이에 비해 아시아나항공은 시장에 갑자기 나온 매물이라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 오랜 기간 동안 심사숙고해서 준비한 롯데카드와 아시아나항공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상황이 이런데도 한화가 아시아나항공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항공 사업에서 기대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엔진·부품 제작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만약 한화그룹이 항공운송업을 할 경우 항공기 제작사와의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과거 항공업 진출 사례도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했다가 사업이 반려됐다. 비록 항공업 진출엔 실패했으나 항공업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항공사 M&A 때마다 한화그룹은 항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오너의 판단에 따라 롯데카드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모두 참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한화그룹이 안게 될 재무 부담과 이에 따른 신용도 하락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화가 비관련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금과 같이 성장했지만 현재 규모가 많이 커진 상태라 내실을 다져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롯데카드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서는 가격 등 거래 조건들을 잘 검토한 뒤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