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4조·선복량 52만TEU… 목표 초과 '컨'선사 8→6개 통합 추진… 우수 선화주 인증제 도입2022년 매출 51조, 물동량 113만TEU 목표
  • ▲ 컨테이너선.ⓒ연합뉴스
    ▲ 컨테이너선.ⓒ연합뉴스
    국내 해운산업이 한진해운 사태 이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해운재건의 원년으로 잡은 지난해 해운 매출액은 34조원,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52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로 잠정 집계됐다. 정부는 목표치를 넘어서며 재도약을 위한 기초체력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열린 제20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추진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국내 해운산업 지표는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사태 이후 수출입 화물 운송량이 늘고 매출액도 5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개선되는 모습이다.

    해운 매출액은 2016년 28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추정액 34조원으로 5조2000억원쯤 증가했다. 이는 해운재건 계획상 지난해 목표인 33조5000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105만TEU에서 한진해운 파산 이후 46만TEU로 쪼그라들었던 국적선사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도 지난해 52만TEU로 늘었다. 애초 목표 50만TEU보다 4% 초과 달성했다. 해수부는 2022년까지 해운 매출액 51조, 물동량 113만TEU를 목표로 삼고 있다.
  • ▲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연합뉴스
    ▲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연합뉴스
    해수부 설명으로는 지난해 국적선사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 운송량은 506만TEU로 전년(486만TEU)보다 4.2% 증가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 역내 컨테이너 화물 운송은 5.2% 늘었다. 아시아 역내 적취율(국내 화주가 국적선사에 화물을 맡기는 비율)은 63.4%를 차지하며 3.6%포인트(P) 증가했다. 석탄·원유·LNG(액화천연가스) 등 전략화물 운송량도 9.3% 늘었다.

    물동량 증대를 위한 선박 확충도 지난해 7월 설립한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99척의 선박 신조가 발주됐다. 관심을 모았던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도 지난해 9월 발주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중소선사의 경영안정을 돕기 위한 매입 후 재대선(S&LB)도 해양진흥공사 설립 후 11척에 대해 총 1044억원 규모로 금융지원이 이뤄졌다.

    한국해운연합(KSP)을 통한 선사들의 구조개선 노력도 계속돼 연근해 컨테이너 2·3위 선사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 부문 통합법인이 오는 10월 출범할 예정이다.
  • ▲ 해수부.ⓒ연합뉴스
    ▲ 해수부.ⓒ연합뉴스
    해수부는 컨테이너 시황 개선 지연, 유가 상승 등 대내외 시장 변동에 대응하면서 화물 확보를 통해 해운기업 경영정상화에 행정력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먼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적선사 구조개편을 지원한다. 상위 8개 컨테이너 선사를 6개 이내로 통합을 추진한다. 해양진흥공사의 회사채 매입 등을 통해 적기 유동성을 공급하고,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등을 추진해 원만한 통합을 지원한다.

    국내 선화주 상생과 안정적인 화물 확보를 위해 우수 선화주 인증제, 전략화물 종합심사낙찰제 등의 제도를 차질없이 도입하는 데도 정책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우수 선화주 인증제는 선주가 국적선사를 통한 장기계약 비중을 늘리면 선주가 운임·선복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와 함께 유사시 최소한의 해상운송 기능 유지를 위한 국가필수 해운제도도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화주와 조선기자재업체, 정유업체가 공동이익을 위해 '친환경설비 상생펀드(1533억원)' 조성에 450억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관련 산업 간 공생적 산업생태계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SOx) 함유기준을 기존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강화함에 따라 추진하는 친환경 설비 설치 지원도 적극 추진한다. 올해 해양진흥공사 보증과 정부의 대출이자 지원 등을 통해 SOx 저감장치(스크러버) 16개 선사 113척, 선박평형수 처리설비(BWMS) 12개 선사 55척 등 총 168척의 배에 대해 친환경 선박 개조를 진행한다. 선박 개조 추가 수요에 맞춰 지원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이 밖에도 선박 생애주기별 지원시스템 구축, 베트남 등 아시아권 유망 터미널 확보, 일몰 예정인 톤세제 적용기간 연장 검토 등을 통해 선사들의 경영여건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해운산업의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긍정적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흐름을 계속 이어가 해운재건의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할 수 있게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