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자본 1조원 마련…리딩기업 도약 초석 다져 FI, 롯데손보 패키지 매각 등 롯데그룹 구미 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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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빠지면서, 하나금융이 유력한 후보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롯데손해보험과 패키지 매각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및 한앤컴퍼니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마감된 롯데카드 본입찰에는 최종적으로 하나금융,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르면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자 중 우선협력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인수자금 1조원 마련…인수 후 시장점유율 2위로 '껑충'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 시 카드산업의 1위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카드와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1.2%, 8.2%로 도합 19%를 넘어선다. 이는 업계 1위는 신한카드(21.5%)와 약 3%p 격차로 줄어들게 된다. 자산 기준으로도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합병 시 20조6347억원으로, 신한(29조3500억원)과 삼성(23조47억원)의 뒤를 잇는다.  

    또한 하나은행은 롯데그룹의 주거래은행으로 오랜 기간 돈독한 유대관계를 형성해 왔다. 인수 후에도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쇼핑 등과 롯데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이승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비은행 M&A(인수합병) 가용자본 규모는 지주차원에서는 증자 없이 1조원 정도 준비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본입찰에서 롯데그룹이 제시한 희망가(1조5000억원)에 가장 부합한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변수는 인수 후 합병 과정에서 겪을 내홍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 임직원의 평균연봉은 9800만원으로, 롯데카드(5800만원)의 약 1.7배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합병 과정에서 충분한 노하우가 쌓여있을 것으로 점쳐지나, 양사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급여테이블을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카드의 많은 근무 인력도 문제다. 지난해 말 롯데카드 임직원은 1708명으로, 하나카드 758명보다 약 2.5배 많다. 일각에서는 합병 이후 롯데카드의 구조조정일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는 지난해 매각설이 돌자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인수 후에도 직원의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에 대해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하나금융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인수과정에서 도리어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사모펀드, 롯데손보 패키지 매각 등 다양한 옵션 부여 가능성

    이런 점에서 카드회사를 가지지 않은 사모펀드가 더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한 이번 본입찰에 참가한 2곳 모두 롯데손해보험 본입찰에도 참여해, 당초 롯데그룹이 원하던 패키지 매각의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사모펀드와 협상 과정에서 ‘우선매수청구권’ 을 조건으로 내세울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카드산업 특성상 고객의 결제를 기반으로 방대한 고객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 정보를 활용한다면,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쇼핑 등 유통계열사를 가진 롯데그룹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인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등 빅데이터 3법이 개정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질 수 있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은 롯데지주가 가진 롯데카드 지분 93.78%를 매각할 수밖에 없다. 향후 중간금융지주 설립되거나 공정거래법이 완화되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사모펀드로부터 롯데카드를 다시 사올 수 있다는 점은 큰 이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1조원의 인수 금액을 마련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사모펀드도 롯데손해보험과 패키지매각을 제시하는 등 롯데그룹이 구미를 당길 옵션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 만큼 아직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