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침체에 미뤄진 증설, 최근 다시 추진키로장세욱 부회장 "영업시황 등을 봐서 시작할 것"부산공장 A동 유휴부지가 유력한 장소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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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컬러강판 신규설비 투자를 단행한다. 포스코강판, 동부제철 등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8개인 생산라인에 하나를 더 추가, 국내 컬러강판 선두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추가 생산라인인 No.10CCL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공장 A동 유휴부지가 추가 라인을 들일 유력부지로 손꼽힌다.
정확한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No.9CCL에 쏟은 250억원에는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당시 투자금에는 부지에 대한 자금도 포함됐는데, 이번에는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날 출근길에서 만난 장세욱 부회장은 컬러강판 증설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장 부회장은 "No.10CCL 증설을 하려 한다"며 "4코트(Coat), 4베이크(bake)로 해서 컬러강판 신설비를 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 시황 등을 봐서 시작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
장 부회장이 언급한 4코트, 4베이크는 컬러강판 최신설비다. 네번 칠하고 네번 굽는다는 의미로 내구성이 우수해, 프리미엄 컬러강판을 생산하는데 주로 쓰인다. 또한 건조시간이 짧아,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동국제강 부산공장에는 8개 컬러강판 라인이 가동 중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75만톤이며, 증설이 이뤄지면 85만톤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7년 No.9CCL을 준공한 이후 라인 증설을 꾸준히 계획해 왔다. 하지만 시황 악화와 투자비 등 여러 요인으로 적극 추진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놓여 있었다.
당시 컬러강판 시장은 저가 중국산 수입 급증과 업체간 수주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 이 때문에 신규라인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동국제강이 최근 컬러강판 라인 증설을 적극 추진하게 된 주된 이유는 시황 회복과 함께 경쟁업체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강판은 지난해 말 4코트(Coat), 4베이크(bake) 기반의 4CCL을 준공한 이후 고부가 고내식 컬러강판 수요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경영권 이전이 유력한 동부제철 또한 새 주인을 찾은 이후 추가 설비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연간 250만톤 규모인 국내 컬러강판 시장에서 수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 선두주자다. 럭스틸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한 이후 컬러강판 판매량이 늘면서, 앱스틸 등 다양한 브랜드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결국 이런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고급재 시장에서도 일정 수요가 확보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설비 증설을 적극 추진하는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No.10CCL 증설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며 "럭스틸 브랜드를 활용,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