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대기업집단·동일인 발표"금호아시아나·코오롱 변경 신청 안해"구광모·조원태·박정원, 새 총수 지정
  •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왼쪽)과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금호아시아나·코오롱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왼쪽)과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금호아시아나·코오롱
    금호아시아나와 코오롱이 각각 박삼구 회장과 이웅열 회장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총수(동일인)를 변경하지 않는다. 이들 기업은 전 회장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총수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고, 공정위는 이를 수용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과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을 발표해왔다. 단, 올해는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한진그룹 측의 자료제출이 늦어지면서 다음달 8일께 공개한다.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면 총수 일가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나 대규모 내부거래공시 등이 적용된다. 또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도 지정되면 ▲상호순환 출자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를 추가로 받는다.

    재계는 그간 공정위의 기업집단 발표 시 재계 순위와 새롭게 대기업으로 지정된 그룹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룹 총수의 별세나 경영 퇴진 등의 변수가 많아, 새롭게 지정될 총수에 이목이 쏠린다.

    부친의 별세로 경영권을 물려 받은 구광모 LG 회장과 조원태 한진 회장은 올해 발표에서 총수로 지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원 두산 회장도 신규 동일인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여, 지난해 총수로 지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40~50대 ‘젊은피’가 총수 명단에 추가 수혈된다.

    반면 총수 변경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던 금호아시아나와 코오롱에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박삼구 전 회장과 이웅열 전 회장은 총수 자리를 지킨다.

    업계에서는 박삼구 전 회장의 퇴진으로 총수가 장남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코오롱 역시 이웅열 전 회장 대신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로 변경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기업이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거나 공정위의 내부적 판단으로 바꾸는 것 등이다. 금호와 코오롱은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고, 공정위 역시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박삼구 전 회장과 이웅열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각 기업의 최대주주로 지분 변동이 없다”며 “금호와 코오롱 측의 동일인 변경 신청이 없었고, 공정위도 이들의 그룹내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6년 이후 굳어진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의 순위가 바뀔지도 관심을 모은다. 2위 현대차의 자산은 지난해 9월 기준 220조6000억원이다. SK는 213조2000억원으로 이들 그룹의 차이는 약 7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