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손해보험, 우선협상자 선정… 총 매각가 2兆 육박‘캐시카우’ 케미칼, 그룹 이익 절반 담당금융 매각금액, 케미칼 투입… 시설확대·OPAL 인수
  •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향하는 ‘뉴롯데’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금융 계열사를 떼어내고 롯데케미칼 육성에 방점을 찍으며 기업 지속성장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는 각각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가 선정됐다. 두 곳 모두 사모펀드로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지분 80%를 1조4400억원에,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지분 58.5%의 입찰가로 4000억원을 썼다.

    롯데가 금융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신동빈 회장이 계획한 ‘뉴롯데’의 한 부분이다. 롯데는 그간 복잡한 순환출자 때문에 그룹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신 회장은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일반지주사는 전환이나 설립 2년 내 금융·보험 관련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롯데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난해 11월 롯데카드·손해보험 매각을 공식화했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최근 결정된 것이다.

    시장에선 매각대금으로 얻을 약 2조원이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한 유화기업에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케미칼의 그룹내 이익 기여도는 지난 2013년 22%에서 2017년 54%로 늘어났다. 

    신동빈 회장은 유화 분야에 각별한 애정을 보인다. 그는 지난해 경영일선에 복귀한 직후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서 열린 대규모 유화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2023년 준공 예정으로, 롯데케미칼은 이곳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을 선점하고 현지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신 회장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리는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ECC)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루이지애나 공장은 투자금액 3조원, 공사기간 5년이 소요됐다. 세일가스에 포함된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며, 연산 100만톤의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이 공장은 국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해 설립한 생산 거점 중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공장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다. 국내 화학기업 중에선 미국에 처음으로 지어진 대규모 공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루이지애나 공장 준공식은 신동빈 회장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행사”라며 “준공식을 기점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뉴롯데’ 구축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선 금융 계열사 매각대금이 인도 국영 화학회사 ‘OPAL’ 인수에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OPAL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으로 롯데 측은 이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롯데 측은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