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투자지원센터장 → 신임 사장으로 그룹 리밸런싱 핵심… SK스퀘어 군살빼기자회사 23개 중 18개 적자… 작년 -2.4조지주사와 통폐합 대신 자금확충·현금배당
  •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SK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SK
    SK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 핵심으로 꼽히는 SK스퀘어 사장에 한명진 SK투자지원센터장이 선임됐다.

    SK텔레콤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인 그는 SK스퀘어를 반도체 투자전문회사로 성장시키는 중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23개에 달하는 자회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정리가 시작될 전망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다르면 SK스퀘어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가 출자한 우티 유한회사(UT LLC) 지분 정리를 추진 중이다. 우티는 지난 2021년 4월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각각 51%, 49%씩 출자한 회사다. 카카오가 독점한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스퀘어가 지분 80.3%를 쥐고 있는 11번가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인수를 검토 중인데 관건이었던 매각가에 대한 간극이 좁혀진 것으로 전해진다. 11번가는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 적자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의 23개 자회사 가운데 18개 회사는 지난해 적자를 냈다. SK스퀘어 역시 지난해 2조3397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SK스퀘어는 지분 36.7%를 보유한 OTT기업 콘텐츠웨이브도 CJ계열 티빙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매각한 SK쉴더스와 크래프톤 지분 등을 통해 보유현금을 계속 쌓아가고 있다.

    확보한 현금은 반도체 기업 투자 자금과 밸류업을 위한 주주환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설비 투자 예상액은 13조원으로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려 잡은 상황이다. 또 공사를 시작한 청주 M15X 공장에 들어갈 돈만 2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룹 차원에서도 미래 성장 사업간 시너지에 우선 순위를 두고,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내 자금순환을 위한 현금배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시장에선 SK스퀘어가 지주사인 SK㈜와 합병해 투자를 수월하게 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SK스퀘어 주가가 상승하면서 가능성은 낮아졌다. 때문에 그동안 하지 않았던 현금배당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리밸런싱의 핵심은 SK온 살리기로 보이며 관건은 결국 자금"이라며 "현재로서는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곳이 SK스퀘어가 유일하기 때문에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