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주세법 개정 돌연 연기… 6개월간 세 차례협회 측 주류세 개편 연기 결정에 유감, 종량세 전환 촉구“중소규모 제조업 숨통 끊는 정부, 경제활력 제고 의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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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제맥주협회가 정부의 주류세 개편 연기 결정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맥주 종량세 전환을 촉구했다.

    수제맥주협회는 8일 성명서를 통해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잇따른 약속 파기에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벼랑 끝에 몰린 40여 개 협회사 전체를 대표해 맥주 종량세 전환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주종 및 업계 간 종량세 전환에 이견이 있어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 하려 했던 주류세 개편안 공개를 연기한다고 7일 발표했다.

    협회 측은 “6개월 사이에 세 번이나 연기했는데, 기재부 측은 이번 일정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다’고 일축해 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사실상 ‘공회전’이나 다름 없는 지난 1년의 상황으로 인해 많은 맥주 업체들은 허탈함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생존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내년 맥주 종량세 전환이라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투자를 한 업체들은 이후 타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며, 더 버티지 못하고 국내 생산을 접은 업체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제주맥주는 맥주 종량세로 품질 경쟁이 가능해질 내년을 대비해 연구개발 및 설비 증축에 추가 투자를 진행 중이다. 고용 창출 규모 역시 내년엔 더욱 키울 예정이었으나, 개편안 제출이 예상된 이번 주 돌연 연기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역시 최근 이천에 연간 500만 리터 규모의 양조장을 준공하여 맥주 종량세를 대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반면, 더부스 브루잉 컴퍼니는 생산 시설을 모두 미국으로 이전했다.

    맥주는 종량세로의 개정이 매우 시급하다는 것이다. 협회 측은 “전체 주류 세수의 약 50%를 차지할 만큼 소비량이 높은 주종이며 시장 규모 역시 4조 원에 달하는데, 수입 제품과의 역차별로 인해 산업이 그대로 붕괴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이 4%대에서 20%대로 급증했으며, 2019년에는 30%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자본력이 없는 수제맥주 업체들은 주세법의 구멍을 이용한 수입맥주의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인해 상당수가 폐업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게 협회 측 지적이다. 

    앞서 수제맥주협회는 지난 1년 간 올해 맥주 종량세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약 65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 손실과 7500개의 일자리 손실이 생길 것을 우려해왔다.

    협회 측은 “마지막 개편 약속 일정이 다시 한 번 무기한 연기되며 수많은 업체의 존폐가 거론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면서 “정부는 더 이상 이 사안을 표류시키지 말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