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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 과정에서 번번이 실패로 끝났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국산 기술력으로 탄생할 수 있을까.
젬백스앤카엘(이하 젬백스)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으면서 이같은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2상을 승인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V1001은 국내서 2017년부터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임상시험 환자 등록을 완료했고, 6개월간의 투약이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9월 임상을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도 국내와 동일하게 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20여개 의료기관에서 이르면 연내 임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GV1001 임상 2상은 중등도 이상의 환자 중 콜린성 신경계 조절 약물인 도네페질을 3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 0.56mg 또는 1.12mg을 피하 투여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병 임상 15개 중 중등도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임상시험이다.(2019년 3월 기준)
GV1001은 인간 텔로머라제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peptide)이다.
텔로머라제는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고유의 기능 이외에 면역 항암 효과, 항염, 항산화, 세포 보호 효과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색체 말단에 위치한 텔레미어는 염색체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으며,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텔로미어의 길이는 점차 짧아지고 이후 완전히 없어지게 되면 세포는 사멸에 이르게 된다.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15년 3조5000억원 규모에서 2024년 13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일라이릴리 등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로슈가 임상 3상을 중단했고, 3월에는 바이오젠이 일본 에자이와 공동개발 중이었던 신약의 임상 3상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환자에 사용되는 약물은 병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정도의 개선제에 불과하며 병의 진행을 중단시키는 완벽한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미국 2상 승인 획득에 성공함에 따라 잇따른 임상 실패로 신약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파이프라인 후보로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