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벤처 젬백스, 성공적인 치매약 국내 임상 2상 결과 공개… 주가 급등美 바이오젠, 치매약 '아두타누맙' 내년 FDA 허가 신청 계획… 삼바 수혜 가능성아두카누맙 허가 시 알츠하이머 바이오의약품 시장 창출… 연간 4조원 규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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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가 거듭됐던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가 최근 가시화되면서 젬백스,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콘퍼런스(이하 CTAD)에서 국내 바이오벤처 젬백스앤카엘(이하 젬백스)과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이 고무적인 임상 결과를 내놨다. 엘러간의 '나멘다' 이후 17년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는 알츠하이머병 신약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국내 바이오벤처 젬백스, 성공적인 치매약 국내 임상 2상 결과 공개… 주가 급등

    젬백스는 4일(현지 시간) CTAD에서 신약후보물질 'GV1001'의 성공적인 국내 임상 2상의 결과를 공개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GV1001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 2상은 2017년 8월부터 지난 9월까지 한양대 구리병원을 포함한 국내 12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됐다.

    젬백스는 중등도~중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 콜린성 신경계 조절 약물인 도네페질을 3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 0.56mg 또는 1.12mg을 6개월간 피하 투여했다.

    그 결과 도네페질을 단독 투여한 대조군에서는 SIB점수가 7.23점이 감소한 반면, GV1001 1.12mg을 투여한 시험군에서는 0.12점의 감소에 그쳤다. SIB점수란 중등도 이상의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중증장애점수다. 다시말해, GV1001를 투여한 시험군은 치료 기간 중 병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결과는 중등도 이상의 치매 환자에서 진행을 억제하는 신약이 전무한 상황에서 GV1001의 새로운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같은 소식에 지난주 젬백스의 주가는 전주 대비 61.4% 급등했다.

    긍정적인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도출된 만큼, 미국 임상이 2상 없이 3상으로 확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상 최종 결과에 따라 GV1001의 미국 임상은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과 동일하게 임상 2상 없이 바로 임상 3상으로 확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역시 조건부 허가 획득 후 임상 3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 美 바이오젠, 치매약 '아두카누맙' 내년 FDA 허가 신청 계획… 삼바 수혜 가능성

    바이오젠도 지난 5일 CTAD에서 아두카누맙의 유의미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초 FDA에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젠은 지난 3월 아두카두맙의 임상 3상 중단을 선언했으나, 추가 임상시험에서 아두카누맙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FDA의 신약 허가 문턱은 낮아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매우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협회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0~2017년간 미국인 사망자 원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 2003년 이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에 대한 FDA의 승인 사례가 전무했던 만큼, 이번에 아두카누맙이 허가를 받게 된다면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경쟁사들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확대되고 관련 의약품 생산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두카누맙의 위탁생산(CMO)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수혜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4공장 증설 계획이 언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바이오의약품은 없었기 때문에 아두카누맙이 품목허가를 획득하면 새로운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 시장 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헬스케어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230만명이다. 관련 시장 규모는 연간 33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두카두맙의 FDA 허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아두카두맙과 무관하게 3공장 수주 생산능력(Capa) 대비 70% 확보 시 4공장 증설 계획 언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