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북미 전유물서 국내 맞춤형 주방가전 자리매김3년새 20배 급성장… 가능성 발견, '新성장동력' 낙점
  • ▲ 삼성전자 식기세척기(좌)와 LG전자 디오스 식기세척기(우) ⓒ양사제공
    ▲ 삼성전자 식기세척기(좌)와 LG전자 디오스 식기세척기(우) ⓒ양사제공
    국내 가전시장에 식기세척기가 새로운 공략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수요에 맞춰 유럽과 북미 등에서만 제품을 출시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국내 식문화에 맞춘 '한국형 식기세척기'를 잇따라 내놓으며 빠른 속도로 커져가는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한국 식문화에 맞춘 한국형 식기세척기를 잇따라 출시하며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45센치미터(cm)의 작은 크기를 앞세운 4인용 소형 식기세척기를 출시하며 한국시장 맞춤형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LG전자도 지난 3월 내놓은 '디오스 식기세척기'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불과 1~2년 전이다. 빌트인 형식으로 식기세척기를 갖추고 생활하는 유럽이나 북미지역에서는 식기세척기를 주요 주방가전으로 판매한지 오래지만 국내시장에는 최근 들어서야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국그릇이나 밥그릇 등 오목한 식기를 주로 사용하고 고추가루와 같은 양념을 많이 사용하는 한국 식문화 특성상 식기세척기 성능에 대한 불신이 컸고 수요 또한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은 중소 가전업체들이 진출해 크지 않은 수요를 소화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도 SK매직이 식기세척기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할만큼 제조사가 다양하지 않았고 제품 라인도 단조로웠다. 국내 시장에서 식기세척기 보급률도 10% 미만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이 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의 변화와 함께 한국형 식기에 맞는 세척 기술이 개발되며 식기세척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롭게 공략해야할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기존 백색 가전들로는 성장에 한계에 부딪힌 것도 식기세척기와 같은 신가전 시장을 개척해야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

    더구나 서양식 가전의 대표주자였던 '건조기'가 국내 가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이 삼성과 LG에겐 큰 동기부여가 됐다. 건조기는 3년 전인 2016년에만 해도 10만대 규모 시장에 불과했지만 올해 200만 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될 정도로 무섭게 팔려나갔다. 구매자들 사이에서 건조기가 '인생가전'으로 불릴 정도로 입소문을 타면서 유럽이나 북미시장 위주로 판매됐던 건조기 시장이 국내에도 형성됐다.

    이 같은 신가전의 활약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LG전자의 경우 건조기를 비롯해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와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3종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가전회사들 중에서도 압도적인 이익률을 기록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 바통을 이어받을 차세대 제품으로 식기세척기가 꼽히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양한 후속 제품들을 출시해 시장 공략을 강화해갈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용량과 기능, 가격대를 갖춘 제품들을 지속 출시하며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