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여전… 상당기간 합의없이 지속될 전망 한국 경제성장률 0.1%p 추가 하향 불가피
  • ▲ 미국 트럼프 대통령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G20 정상회담 ⓒ 연합뉴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 미국 트럼프 대통령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G20 정상회담 ⓒ 연합뉴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양국간의 대화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압박 수위가 재차 고조되는 현 상황은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 사재기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27일 관련 부처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환율 조작국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중국에 대한 공격 루트를 다변화하고 있다. 중국도 관영매체를 통해 ‘중미 무역 전쟁’이란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이어 항미원조(抗美援朝,6.25 전쟁 때 미국을 반대하고 북한을 지원하던 중국의 외교정책) 관련 영화 3편을 연속 방송하고 미국 유학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드라마는 방송 금지하는 등 인민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주요 쟁점인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외국기업 기술이전 요구 방지, 자국기업에 대한 보조금 정책 등에서 양국간 입장차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양국간 공식적인 협상재개 시그널은 없는 상황에서 6월말 개최되는 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한 관세 인하나 철폐 등을 통한 조기타결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앞으로의 협상 상황은 세가지 정도로 보인다. 최상의 낙관적 시나리오는 2019년 2분기쯤 미중 정상이 무역분쟁의 합의하고 하반기부터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 폐지를 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의 기본 시나리오는 현재와 같이 미중 양국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무역협상의 합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미국의 2,000억 달러에 대한 25% 관세가 2020년까지 지속되는 것이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미중 양국이 2019년 하반기 동안 수차례의 협의에도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2020년 초부터 미국이 추가로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이다.

  • ▲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내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 10일 2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다. 사진은 1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촬영한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의 모습.
ⓒ연합뉴스
    ▲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내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 10일 2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다. 사진은 1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촬영한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의 모습. ⓒ연합뉴스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미국의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으로 중국 경제는 연간 0.3%p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그 여파는 한국 등 신흥시장국을 통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0.1%p 낮출 전망이다.

    또한 중국 경제의 부진은 위안화 약세와 중국의 수출 다변화 노력 등을 통해 글로벌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 압력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추가적인 관세 인상이 미국의 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중국 경제와 크게 얽혀있는 한국 경제는 신흥국 가운데서도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2019년과 2020년 경제성장률을 2.3%와 2.5%로 기존 전망보다 0.1%p씩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된 영향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 2분기에는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시장외 리스크요인으로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 1,210원까지도 상승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 및 총수출 감소가 예상되고, 경제성장 둔화로 수입수요 역시 감소할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장재철 연구원은 "다만, 국내 수입도 감소할 것이라는 점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정책 등으로 경기 하방압력은 완충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비자물가는 2019년 1.0%에서 2020년 1.8%로 상승할 전망이며, 정부의 경기 하방에 대한 정책 대응은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