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국회정상화 의지 진실성이 안보인다"툭하면 남 탓… 국회공전 책임은 온데간데 없어"경제실정 눈가리기용 정치적 노림수"
  •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청의 야당 때리기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문재인 정권의 집권 3년차에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경제 마저 악화되자 '야당 배싱'(야당 때리기)으로 경제실정을 가리려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 야당을 겨냥하고 정부와 여당이 합세해서 야당때문에 추경통과가 지연되고 있다고 탓을 한다.

    추경을 심사할 국회공전의 원인제공 시비에는 묵묵부답인채. 

    포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열었다.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통화까지 정쟁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 알 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고 자유한국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가 밀어붙이자 여당도 일제히 호응했다. 이해찬 대표는 같은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2016년 당시 황교안 총리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이유를 막론하고 추경(추가경정예산)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3년 전 말씀을 생각한다면 즉시 국회로 돌아와 추경 통과와 민생입법에 임해달라"고 압박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서훈 원장과 양정철 원장의 사적 만남을 빌미로 황교안 대표의 실언, 강효상 의원의 기밀 유출 사건을 물타기 말라"고 비판했다.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기자

    그러면서 "한국당 선거법 개정안 수용, 패스트트랙 철회·사과 요구는 가능하지도 진실하지도 않다"며 "과도한 조건을 철회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강효상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청와대의 여당의 강경한 분위기를 감지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예 예정됐던 경제활력대책회의를 미루고 경제관계장관 간담회로 바꿔버렸다. 

    홍 부총리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 확대 및 장기화 가능성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경제 심리도 다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추경안이 하루빨리 통과되는 일"이라며 "국회에서 추경심의가 착수될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청와대와 여당은 야당을 때리고 정부는 읍소하는 웃지못할 상황극이 벌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와대와 여당의 행태는 국회 정상화하지 말자는 이야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 원내대표나 당대표가 입만 열면 야당을 정치적으로 독하게 비판하면서 국회정상화하자는 말이 진실성이 있느냐"면서 "정부가 추경 급하다고 기회만 있으면 들이미는데 진정성이 크게 있어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른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일자리 대통령 약속하고 집권했는데 일자리는 계속 줄기만 하니 나중에 추경 반대하는 야당 때문이라고 덮어 씌우겠다는 정치적 술수아니냐"면서 "대통령의 공약실현 실패를 야당에게 전가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