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공장서 2016년 말리부 이후 3년만에 신차생산2공장 가동률 60% 불과…판매 호조 시 2교대 전환 가능판매가격 관건…북미 수출도 병행해 자유로운 책정 어렵단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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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지엠주식회사

    한국지엠이 올 4분기부터 인천 부평공장에서 신형 SUV를 생산한다. 말리부 등 국내모델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이 낮아진 가운데, 신형 SUV가 가동률을 어느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미국에서 '트레일 블레이저' 디자인을 최초 공개하면서, 내수 판매 및 수출을 위해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라 밝혔다.

    한국지엠 내부에서는 이르면 올 연말엔 트레일 블레이저 생산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말리부 이후 3년만에 국내에서 또 한번 신차를 생산함에 따라, 한국지엠 임직원들의 기대는 한껏 높아진 모습이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트랙스와 이쿼녹스 중간 위치인 B급 세그먼트 SUV다. GM(제너럴모터스)가 글로벌 판매 확대를 위해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삼은 주요 모델이기도 하다.

    아직 완성차가 공개되지 않았기에 주요 제원은 밝혀진 바 없다. 북미 언론에선 트레일 브레이저에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트랙스와 이쿼녹스가 1.6ℓ 디젤엔진을 공유하는 만큼, 디젤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한국 뿐만 아니라 북미 등 주요 시장에도 수출된다. 이 모델이 생산되는 부평공장에는 벌써부터 가동률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국지엠은 부평1,2공장에서 내수와 수출 차량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1공장에선 트랙스를 비롯, 오펠 모카 등 수출 모델이 생산되기에 100% 가동률을 유지한다. 반면 2공장은 말리부와 일부 수출모델만을 생산하는데 최근 판매 침체로 가동률은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지난 5월 신형 말리부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한 1144대를 기록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지난해 11월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부진한 실적이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신형 쏘나타 출시가 판매 확대에 제한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부평 2공장 가동률은 60% 내외 수준으로 파악된다. 한국지엠은 부평2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기존 2교대 근무에서 1교대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 트레일 블레이저의 투입은 더없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이 모델이 인기를 끈다면 한국지엠은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다시 한번 2교대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더해 무급휴직에 있는 군산공장 직원들에게도 또 다른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한국지엠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인 만큼 최대한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옵션들도 최대한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트레일 블레이저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도 수출되는 모델이란 점은 가격 책정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과 비슷한 가격대에 내놓아야 하는데 국내 판매 모델만 싸게 책정하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어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트레일 블레이저를 부평 1,2공장 중 어디에 투입할 지에 대해 지금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올 연말에는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있는 가격 뿐만 아니라 국내 고객이 선호하는 옵션 또한 최대한 가져갈 것"이라면서도 "이 모델 출시로 트랙스, 트레일 블레이저, 이쿼녹스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