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작년 매출 소폭 줄었지만 영업익 상승러시아 법인 코야 매출 상승세… 도시락 인기 여전"도시락, 30여개 국가서 꾸준히 사랑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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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에서 법인 분리한 팔도의 상승세가 꺽일줄 모른다. 지난해 매출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4000억대를 지켜냈고, 영업이익은 상승했다. 여기에 '국민라면'이 된 러시아 사업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도시락 파워'가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해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팔도 감사보고서(개별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팔도의 매출액은 4086억7740만원으로, 전년(4114억3669만원) 대비 소폭(0.67%)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136억5418만원으로, 같은 기간 110억4994만원에서 23.56% 상승했다. 팔도의 상승세는 기존 장수 제품들의 리뉴얼 작업 등 마케팅 강화와 함께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써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비락식혜' 등의 대표 식품들에 대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왔다.
팔도비빔면의 소스를 따로 판매하는 '만능 비빔장' 출시에 이어 팔도비빔면의 양을 소량 늘린 '팔도비빔면 1.2'를 내놨다. 이어 ‘팔도비빔밥 산채나물’과 ‘팔도비빔밥 진짜짜장’ 등으로 트렌드 잡기에 나섰고, 올해는 '괄도네넴띤'을 한정판으로 선보이며 쐐기를 박았다.
비락식혜 역시 아이스크림바 형태의 ‘얼음동동 식혜바’와 휴대가 간편한 스틱형 ‘비락식혜 스틱’을 선보이는 등 변화를 모색했다. 비락식혜 어벤져스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패키지 한정판 출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
팔도의 기세에 양날개를 달아준 러시아 법인 실적 역시 쾌속질주 중이다. 팔도의 러시아 법인 '코야(KOYA)'는 지난해 794억2554만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년(640억1865만원)보다 상승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20억120만원에서 20억9344만원으로 늘었다.
코야의 주력 상품은 '도시락'이다. 국내에서는 장수 컵라면 브랜드 중 하나로만 알려져 있지만 러시아에서 도시락은 식품 문화로 자리잡았다. 러시아 용기면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굳건하게 차지하는 '국민라면'이 되면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만 20여종이 넘는다.
팔도 측은 도시락의 러시아 성공 요인으로 '현지화'를 꼽는다. 팔도 관계자는 "도시락은 한국에서의 제품 맛과 많이 다른 편"이라며 "우리(한국)가 얼큰한 그런 쪽의 맛이라면 러시아는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은 완전히 독립돼있기 때문에 국내 제품과 별개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팔도의 국내 판매 제품과 코야를 통해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완전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팔도는 1991년 러시아에 처음 도시락을 수출한 이후 독특한 사각 용기와 러시아 전통 수프와 비슷한 칼칼한 맛 덕분에 빠르게 러시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1997년 블라디보스토크의 사업소를 열며 본격적으로 러시아 사업을 시작했고, 러시아인의 입맛을 고려한 현지화가 이 때 진행됐다. 닭육수 베이스의 하얀 국물 라면과 버섯, 새우 등 다양한 맛의 도시락이 출시됐다.
도시락의 인기는 점점 높아졌고 팔도는 러시아 현지에 라면 공장을 만들고 법인을 세운다. 이 때가 2005년이다. 이 때 세워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라멘스코예시 9만9174㎡(3만 평) 부지의 코야 공장에서 도시락이 만들어지고 있다.
코야는 현재 도시락 제품과 함께 퓨레 제품 등 러시아 현지 제품 생산, 판매 중이다. 팔도는 국내에서도 '도시락 봉지면'을 출시하는 등 도시락 제품 라인업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향후 브랜드 강화와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종합 식품 유통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팔도의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팔도 관계자는 "도시락은 색다른 용기와 진하고 깔끔한 맛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30여 개국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시락' 브랜드의 제품 확장을 지속해 고객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