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LCD업계, 中 공세 속 미중 무역분쟁 '암초'LG디스플레이 OLED 전환에 대규모 투자 불가피차입금 등 부채 급증… 단기 자금부족 등 '적신호'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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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성전자
    중국의 LCD 패널 가격 공세로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LCD용 부품을 생산하는 희성전자의 성장성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주요 매출처인 LG디스플레이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OLED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희성전자도 이에 맞춘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희성전자의 경우 이미 차입금 등 부채가 대폭 늘어난 상황인 만큼 단기적인 자금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LCD TV용 패널 평균 가격은 155.2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9%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9.8달러와 비교하면 18.2% 하락했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패널업체들의 LCD 생산량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LCD 패널가격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업체들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한국과 중국의 TV 제조사들의 LCD 디스플레이 패널 주문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HS마킷은 올 2분기 한국 TV 제조사의 디스플레이 패널 구매량은 173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직전 분기인 1분기보다는 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데보라 양(Deborah Yang) IHS마킷 디스플레이 공급망 책임자는 "재고 증가·주문감축·관세 인상 등 여러 부정적 지표에 비춰 2분기 수요조정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은 조짐은 시장의 둔화와 패널 가격 하락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LCD업계가 전반적으로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LCD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희성전자의 성장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희성전자의 주력 제품이 TFT-LCD용 BLU(Back Light Unit)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희성전자 매출의 70%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범 계열사 LG디스플레이가 최근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희성전자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광모 ㈜LG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이 지분 42.1%로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사실상 내부거래로 사업을 이어가나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비중이 늘어나는 반면 상대적으로 LCD 패널 생산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럽 내 유일한 LCD 모듈 생산공장인 폴란드 법인을 청산했으며 현재 LCD 생산도 대부분 외주에 맡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희성전자에 매출처 확대나 OLED 관련 신제품 개발 등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차입금 등 부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자금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희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장·단기차입금은 30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4% 급증했다. 총 차입금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이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94.2%에 달한다.

    이에 총 부채가 48.4% 증가한 1조682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부채비율은 60.6%p 상승한 212%를 기록했다. 반면 유동비율은 101%로, 1.8%p 하락했으며 보유 현금은 1772억원에 불과했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희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의 긴밀한 관계에 기반한 물량 및 일정 수준의 수익성 확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원활한 현금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주력 제품인 LCD용 부품의 성장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신제품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단기적인 자금부족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희성전자 측은 OLED 등 신제품 개발 계획과 관련해 "영업 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