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백라이트 매입액 25% 감소脫LCD→OLED 사업 가속… 전환율 20% 돌파'凡 LG' 희성전자, LCD 성장 제한… 신사업 투자 시급
  • ▲ 자료사진. ⓒ이성진 기자
    ▲ 자료사진. ⓒ이성진 기자
    LG그룹이 OLED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범(凡) LG' 희성전자의 경영 환경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주력 제품인 LCD용 백라이트(BLU)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 들어 3분기까지 백라이트 매입액은 1조194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890억원에 비해 24.8% 감소했다. 1년새 약 4000억원 줄어든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한때 백라이트 매입에만 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LCD의 경쟁력 악화와 백라이트의 주 원재료인 전기아연도금강판(EGI) 가격이 하락하면서 2013년부터 7년째 백라이트 매입액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LG그룹이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를 OLED TV로 선정하면서 백라이트 매입 규모가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줄기 시작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10년간 OLED 투자에 30조원을 투자했으며 총 매출 가운데 OLE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중국 광저우에 신설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OLED 비중 확대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LG가 경쟁력을 잃은 LCD를 대체해 OLED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백라이트 등 LCD 부품을 공급하던 희성전자는 최대 먹거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희성전자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광모 ㈜LG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이 지분 42.1%로 최대주주로 올라 있는 회사다. 1996년 희성그룹으로 계열 분리됐지만, 여전히 매출의 70% 이상을 LG디스플레이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주력제품인 LCD용 부품의 성장성이 사실상 제한될 것으로 보이면서 LG디스플레이와의 상생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방제품인 TV, 모니터, 노트북 등이 시장 성숙에 따른 성장 둔화, 부품 특성에 따른 단가 하락 등 불리한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희성전자도 탈(脫)LCD가 시급하지만 신사업 전환에 따른 대규모 자금 투입은 부담이다. 희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장·단기차입금은 30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4% 급증했다. 총 차입금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이후 6년 만으로, 이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94.2%에 달한다.

    총 부채가 1조682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60.6%p 상승한 212%를 기록했다. 보유 현금도 1772억원에 불과해 단기적 '돈맥경화'에 빠질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희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상호 긴밀한 사업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LCD용 부품의 성장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신제품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단기적인 자금부족이 예상된다"며 "다만 OLED 부품 등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LG디스플레이에 기반한 물량을 바탕으로 다시 원활한 재무구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