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성장이끈 박규희 대표 농협중앙회로 '영전'아문디운용 출신 현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 가동성장세 주춤 우려에 회사측 "후임선출 조속진행"
  • 자산운용 업계 내 입지를 서서히 다져가던 NH아문디자산운용에 리더십 공백이 생겼다.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전 사업부문 확장을 진행하던 상황에서 박규희 대표가 농협중앙회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4일 임시 대의원회를 열고 신임 조합감사위원장에 박규희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을 선출했다.

    이에 따라 박규희 대표는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농협중앙회로 자리를 옮기고 크리스티앙 마턴 현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박 대표 입장에서는 농협 내에서 보다 높은 자리로 이동하게 됐다.

    상임기관인 조합감사위원회를 이끄는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은 회원조합의 발전을 위해 회원조합의 업무를 지도 및 감사하는 중책으로 꼽힌다.

    특히 지금까지 조합감사위원장들은 농협중앙회 내에서 선출했지만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이력을 보유한 박 대표의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NH농협은행에서 부행장까지 지낸 이후 NH아문디자산운용으로 넘어와 입지를 키운 만큼 경영능력과 업무추진력을 농협중앙회에서도 발휘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NH아문디자산운용 입장에서는 능력을 갖춘 수장이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나 경영공백 우려가 생겼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최근 다방면에서 조직을 키우는 중이다.

    현재 자산운용업계 7위권에 위치한 회사는 내년 톱5 진입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톱5 진입까지는 두단계 상승으로 볼 수 있지만 미래·삼성·KB·한투신·한화자산운용의 장벽이 높아 파격적인 발전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이에 따라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해외투자, 대체투자, 헤지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물론 TDF 사업까지 뛰어들며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행보에 따라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2.42% 늘어난 165억56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억원 증가한 44억원을 기록했다.

    인력 확충 등에 따른 비용도 함께 증가했지만 그만큼 수익규모도 늘어나며 주요 경영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규희 대표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회사에 지속적인 성장과 후임 리더 발굴이라는 과제를 남기게 됐다.

    회사 측은 "경영공백의 최소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크리스티앙 마턴 현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가동한 것"이라며 "후임 대표이사 선출작업 역시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NH농협금융과 아문디자산운용의 합작관계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NH아문디자산운용이 큰폭으로 성장했던 시기는 지난 2015년 농협금융지주가 전폭적으로 지원에 나서기 시작한 때로 농협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자산운용의 지분을 100% 확보해 보다 자유로운 경영을 추구하지만 아문디자산운용이 지분을 쉽게 놓지 않고 있다.

    현재 농협금융지주와 아문디의 지분은 6대 4로 구성돼 있다.

    농협금융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주요 의사결정에는 아문디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박규희 대표의 농협중앙회 이동에 따라 아문디 출신의 크리스티앙 마턴 부사장에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긴 것 역시 국내 업계를 읽을 수 있는 인물을 정식 대표이사로 영입하기 위한 단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