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포장 예비입찰 마감, CEO들 ‘입조심’이상훈 한솔제지 사장 “시장에 알려진 금액으로 인수할 생각 없다” 못박아IMM PE, 인수희망가 1조원… 업계는 적정가로 7000억원 판단
  • ▲ 김석만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오른쪽 네번째)과 제지업계 CEO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3회 종이의날’ 기념식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석만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오른쪽 네번째)과 제지업계 CEO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3회 종이의날’ 기념식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정상윤 기자
    ‘종이의날’ 기념식에 제지업계 CEO들이 총출동했다. 이 행사는 종이가 지닌 가치를 조명하고 중요성을 알린다는 목표 아래 열렸지만, 매물로 나온 ‘태림포장’을 두고 CEO들의 눈치싸움이 뭍밑에서 더 치열했다.

    14일 한국제지연합회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제3회 종이의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제지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김석만 무림페이퍼 사장과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 홍순호 홍원제지 사장, 최현수 깨끗한나라 대표, 김영식 태림페이퍼 사장 등이 자리했다.

    태림포장은 최근 제지업계에서 ‘뜨거운감자’다. 태림포장의 최대주주인 IMM PE는 보유지분 60%와 태림페이퍼·태림판지 지분 전량을 시장에 내놓았다.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인수후보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고, 한솔제지와 등 국내기업과 글로벌 제지업체 10여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태림포장의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한솔제지를 꼽는다. 제지업계 1위로 비교적 인수자금에 여력이 있어서다.
  • ▲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 ⓒ정상윤 기자
    ▲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 ⓒ정상윤 기자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은 태림포장 인수에 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예비입찰에 나섰다”며 “단, 현재 시장에 알려진 금액에는 인수할 생각은 없다. 적정가격에 사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태림포장의 인수가격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태림포장과 페이퍼, 판지 등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1581억원이다. IMM PE는 투자설명서에 1630억원을 제시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이·목재주의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는 6.5배다. 이를 태림포장 그룹의 EBITDA에 대입하면 1조원을 넘는다.

    그러나 한솔제지 등 인수 후보자들은 1조원이라는 인수가격이 적정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2700억원에 달하는 순부채 등을 고려하면 적정가격은 7000억원대라는 목소리다.

    이상훈 사장은 인수 예상가로 얼마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인수가격은 매우 예민한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하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 사장뿐만 아니라 다른 제지업계 CEO들도 태림포장 인수와 관련된 답변에는 말을 아꼈다. 종이의날을 기념해 모인 자리지만, 현업에서는 경쟁자이기 때문에 상대 기업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조만간 단독이나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태림포장에 대한 인수후보자의 실사가 진행되면 본입찰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는 통상 1~2개월이 소요돼 태림포장의 새 주인은 늦어도 오는 8월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