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정 자연이 맺은 결실… 유기농 녹차 생산 창업자 서성환 회장 '차 사랑' 각별우리 고유의 차문화 부흥 위해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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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茶壽)하세요. 차(茶)라는 한자를 따로 떼놓고 보면 열십(十), 여덟팔(八)이라는 숫자로 합해져 있습니다. 나열하면 '108'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차를 지속적으로 마시면 108세까지 장수하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설록 티스톤 티소물리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차 문화는 생소한 분야였다.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커피 전성시대를 맞으면서 차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소비자들에게 있어 차는 기껏해야 종이 티백에 들어 있는 녹차나 둥글레차 정도로 인식하던 때였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차에 대한 인식이 척박했던 1979년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하기 시작해 오설록을 국내 프리미엄 차 브랜드로 탄생시켰다. 올해에는 오설록 브랜드 40주년을 맞아 그동안 쌓아온 정통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은 물론 국내 차문화 부흥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
◇ 천혜의 제주… 韓 차의 재배 중심으로
창업자 서성환 선대 회장의 신념과 노력으로 제주도와 첫 인연을 맺은 아모레퍼시픽은 1980~1990년대를 거쳐 황무지 자갈밭을 서광·돌송이·한남에 이르는 100만평(330만5800㎡) 규모의 오설록 차밭을 일궈냈다. 한때 버려진 땅이었던 메말랐더 오지가 초록의 차밭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환경친화적이며 안전한 녹차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재배를 시작했다. 차를 재배해 제주 녹차가 세계적인 녹차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한몫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오설록은 지난 2014년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 내외에게 증정하는 선물로 채택되며 국내 최고급 명차 브랜드임을 입증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오설록이 꼽는 최고의 명차인 '일로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차 품평회 북미 차 챔피언’의 덖음차(생잎 중 산화효소를 파괴하기 위해 솥에서 덖어 낸 차) 부문에서 총 4차례 1위에 올랐다.
오설록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명성있는 녹차 산지는 평균 기온 14~16도, 최저기온 -5도, 연 강수량 1300mm로 보는데 해당 수치에 편차가 타지역에 비해 제주가 더가깝다"면서 "서광, 돌송이, 한남 등 오설록 차밭이 위치한 화산회토는 유기물 함량이 높아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온기를 품고 있는 제주의 빛과 청정수 덕분에 여린 찻잎들이 자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설록의 이름 역시 제주도에서 만들어졌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눈 쌓인 한라산 정상의 모습(눈)'과 '연녹색으로 뒤덮인 차밭(綠)'을 보고 탄복했다는 이야기에 감탄사 '오'와 어우러져 '오설록'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오설록 관계자는 "제주 차밭의 환경에 사람이 할 수 있는 과학과 정성을 더해 제주에만 허락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면서 "40년간 쌓아온 정통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지속해서 전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서성환 선대 회장이 녹차 사업에 뛰어든 것은 사업성이 아니라 일종의 신념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그는 녹차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당장 큰 이익을 보겠다고 시작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차 문화를 되살려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후에 우리 사업에도 더 지나면 제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차문화 부흥을 위한 신념과 노력을 이어받아 오설록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제품 생산을 넘어 국내 차문화 계승에 나선다. 오설록 관계자는 "여러 유명한 글로벌 차 브랜드가 많이 있지만 오설록은 어떤 특정 브랜드를 롤모델로 삶거나 경쟁사로 보기에 다른 지향점이 있다"면서 "오설록은 한국의 차 문화를 계승하고 우리 차의 향미를 전하는데 가치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서광차밭과 맞닿은 곳에 오설록 티뮤지엄을 선보인 것도 그 일환이다. 티뮤지엄에서는 제주가 키워 낸 차를 경험하고 즐기는 곳으로 차 애호가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 수는 2001년 3만1000명에서 연간 1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람객이 찾고 있다.
실제 11일 방문한 이곳은 국내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주변에 펼쳐진 녹색빛의 서광차밭에서 너나나나 셀카봉을 들며 서광차밭에서 사진 찍는 모습도 보였다.
티뮤지엄은 내부에는 오설록 전망대, 차문화실, 전시장, 덖음차 시연장소, 병차존 등으로 구성됐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공간은 티숍에서는 현지에서 채엽한 차를 전문 티 마스터가 즉석에서 직접 덖는 과정을 시연하며 갓 로스팅해 나온 신선한 차도 제공하고 있었다.
티뮤지엄 옆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공을 들여 2013년 3월 설립한 티스톤이 있다. 벼루를 형상화 한 티스톤에서는 10명 안팎으로 발효차와 블렌딩차 체험을 하고 있었다. 오설록 홈페이지를 통해 소수 인원으로 예약 받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티 체험뿐만 아니라 추사 갤러리 관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오설록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티뮤지엄뿐 아니라 전국 매장(로드숍·백화점 매장)에서는 최고급 마스터즈 티라인부터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차 디저트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 해외 온라인몰에 입점을 검토, 해외 차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또 해외 온라인몰에 입점을 검토, 해외 차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오설록 관계자는 "국내 차시장은 녹차 외에 차류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아 수출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지만 차의 수입 구묘는 증가세"라면서 "이는 건강한 식습관을 선호하고 바쁜 현대 사회에서 여유와 향기로움을 제공하는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설록의 명성과 저변을 확대하고자 RTD(Ready To Drink)차를 선호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소비자에 맞는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