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견제 마케팅 계속프리드 "대형업체 위주" vs 보람 "1·2위 빠지자"업계 "상조업 현안 산적… 양사 의기투합해야"
  • 상조업계 1·2위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가 이번엔 공동기구 설립을 놓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현안을 논의할 '상조협회'에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1, 2위 수위 경쟁의 앙금이 좀체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보람상조는 최근 각종 광고에서 ‘결합상품 없는 상조’라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다분히 프리드라이프를 견제하기 위한 광고 카피라는게 업계의 해석이다. 프리드는 앞서 안마의자 결합상품 판매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람상조의 광고는 누가봐도 프리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조업계 전체 이미지 개선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상위 업체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보람상조 측은 해당 광고는 경쟁사 견제가 아닌, 본질에 충실한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결합상품 관련 소비자 피해가 언론에 보도된 후 관련 문의가 많아, 이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정보를 알리는 것”으로 “서비스 안내일 뿐 경쟁사를 의식한 문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관련 문구는 보람상조의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며 “결합상품의 경우 최근 상조업계 마케팅 트렌드로, 많은 업체가 함께 판매하고 있어 관련 홍보를 의식하진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 ▲ 보람상조 홍보 문구 관련 자료사진. ⓒ 보람상조
    ▲ 보람상조 홍보 문구 관련 자료사진. ⓒ 보람상조

    ◇ “대형업체 위주” vs  “1·2위 빠지자”… 협회 설립도 이견

    최근 업계에서는 공동기구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할부거래법 개정으로 인한 자본금 상향, 부실업체 퇴출과 이미지 개선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다.

    양 사는 협회 설립에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프리드는 상위 업체 주도로 설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며, 보람은 중견·중소업체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협회 설립은 양사의 이견으로 논의조차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프리드 관계자는 “협회의 필요성에 동감하고 있어, 관련 움직임이 있다면 적극 참여하려 한다”면서 “다만 보람상조에선 대형사 위주의 협회 설립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협회 설립은 찬성하지만, 초대회장 등 협회 주축에 대해 프리드와 입장이 다른 것”이라며 “설립은 성장성 있는 중견·중소 업체가 맡고, 대형 업체는 자문을 제공하는 정도가 올바른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 ◇ 풀리지 않은 앙금?… ‘1위 타이틀’ 두고 소송전까지

    양사의 신경전은 지난 2013년부터 이어져 왔다. 앞서 두 회사는 ‘1위 상조’ 타이틀을 두고 법정 공방까지 벌인 바 있다.

    보람상조는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대한민국 1위 상조’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 이에 프리드는 2013년 법원에 “보람상조의 광고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냈다.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보람상조는 이의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프리드는 해당 광고로 금전적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관련 광고로 자사 매출이 떨어졌고, 자사가 ‘실제 업계 1위’라는 대응광고를 하느라 126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했다는 주장에서다.

    당시 프리드라이프는 2010년부터 자신들이 선수금·자산총액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법원은 보람상조가 프리드에 2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 ▲ 상조관련 자료사진 ⓒ 뉴데일리
    ▲ 상조관련 자료사진 ⓒ 뉴데일리

    ◇ 업계 “상조업 현안 산적… 양 사 한목소리 내야”

    업계는 양 사의 오랜 감정싸움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자본금 상향, 부실 업체 퇴출 등 현안이 쌓여있는 만큼 상위 회사가 의기투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부분이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할부거래법 개정 등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새 정책에 대한 업계의 공동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협회 설립 등 1·2위 업체의 역할이 중요한 현재 두 회사가 감정 다툼을 지속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업체에서 발생한 소비자 피해로 업계 전반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기도 해, 업계가 힘을 합쳐 이미지 개선에 힘써야하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에서 1·2위 업체가 서로를 견제하는 것은 득 없는 진흙탕 싸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