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도 따로따로… '한국상조협' vs 보람 '대한상조협'보다못한 공정위 "양측 인가 모두 불허""현실적인 통합 논의 없어 안타깝다"
  • 상조업계 1·2위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가 이번에는 사업자 단체 통합 문제로 다투고 있다.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양 사가 각각 설립한 상조협회 인가를 반려했다. 공정위는 통합협회를 권유하고 있지만, 양 측은 감정싸움만 이어가는 모양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보람상조가 주축인 대한상조산업협회는 지난 30일 출범식을 가졌다. 경쟁사 프리드라이프가 이끄는 한국상조산업협회가 공식 출범한 지 한 달 만의 일이다.

    행사에 참석한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은 두 협회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리드라이프가 속한 한국상조협회에 통합 논의를 먼저 제안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최철홍 회장은 “한 산업군에 두 곳의 협회가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 곳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좋겠다”면서 “최근 관련 논의를 위해 한국상조협회를 찾았지만, 아직은 이견이 있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 30일 대한상조협회 출범식에 참석한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 ⓒ 보람그룹
    ▲ 30일 대한상조협회 출범식에 참석한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 ⓒ 보람그룹

    프리드라이프는 최 회장 발언에 즉각 반박했다. 지난달 협회 실무진 간 만남은 있었지만, 보람에서 먼저 통합을 제안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통합협회를 거절한 것은 보람 측이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지난달 협회 실무진 간 만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보람 측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자리는 전혀 아니다”라며 “협회 추진 초기에 통합을 거절한 것은 보람 측인데, 이제 와 이런 반응을 보여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상조업계는 현 상황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친다. 공정위 인가 불허 후에도 건설적인 대화 없이 고루한 감정싸움만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두 협회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아 상위 업체 중심의 편 가르기 수단에 불과해 보인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단체인가 불허 이후에도 통합과 관련한 현실적인 논의 없이 감정 다툼만 이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현 상황은 업계 현안 해결이라는 협회 취지에 맞지 않을뿐더러, 업계는 물론 소비자에게까지 불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 측은 지난해 7월 두 곳의 상조협회를 나란히 출범했다. 한국상조협회는 프리드라이프가, 보람상조 주축의 대한상조협회는 중견업체 한강라이프가 이끈다.

    양 사는 협회장 자리를 두고 줄곧 이견을 보여 왔다. 프리드라이프는 대형업체 중심의 협회를 선호했다. 보람상조는 시장 균형을 위해 중견업체가 주축이 돼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정위는 양 단체의 대표성과 목적성이 모호하다며 이달 초 단체 인가를 불허했다. 공정위는 양측이 협회를 통합해 재심사를 청구할 시 인가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