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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증시에 상장된 증권사들이 실적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탈락에 이어 2분기 실적 역시 타사 대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흐름에 역행함에 따라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17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05억5000만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예상기간은 오는 18일부터 9월17일 까지다.
매입 후 자사주 비중은 2.3%로 늘어나며 최종 취득일로부터 6개월 경과 뒤 주가추이에 따라 자사주 보유 기간이 결정된다.
키움증권의 자사주 취득은 지난 2011년 상환우선주 상환을 위한 1024억원 규모의 우선주 매입 이후 두번째이며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자체적으로 최근의 주가 부진에 대한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5일 장중 9만5100원에 거래됐던 키움증권 주가는 약 2달 반 만인 19일 11% 이상 하락한 8만4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인터넷 은행 예비인가 불허에 따른 신사업 진출 무산 이슈가 주가 하락해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적 역시 내리막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4분기 증시 하락으로 자기자본투자(PI)에서 547억원 가량 운용손실을 내며 21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1587억원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다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타 증권사들은 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 이익을 기대감이 높지만 채권 사업 비중이 낮은 키움증권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의 채권 보유규모는 미래에셋대우(24조7700억원), 한국투자증권(22조3600억원), NH투자증권(20조원) 등 주요 증권사의 채권 보유 규모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을 572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57.8% 감소한 수준이다.
강 연구원은 "금리보다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키움증권의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은 금리 하락, 주식시장 약세를 감안하면 부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가 주가 부양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규모가 작은만큼 주가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으로 단기 수급 개선 효과가 예상 되지만, 취득 속도와 2분기 실적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