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수요 회복 지연 여파… 2분기 영업익 4% 감소 전망'反화웨이' 반사이익, 갤럭시向 카메라 공급 증가 기대'적자사업' PLP 매각 등 하반기 실적 개선 요소 풍부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수요 회복 지연으로 상반기 실적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다만 계열사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반(反)화웨이' 영향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데다, 실적 성장에 걸림돌이던 '패널레벨패키지(PLP)' 사업이 지난달을 끝으로 삼성전기 품을 떠나면서 하반기부터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2분기 매출 1조8098억원, 영업이익 19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MLCC가 올 들어 침체기에 빠지면서 성장세가 한 풀 꺾인 것이다. 앞서 삼성전기 측은 1분기 실적과 관련해 "IT제품 수요 둔화로 인한 일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재고 조정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도 MLCC 수요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MLCC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한 시점"이라며 "3분기 이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강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PC, TV 등의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MLCC 업황 회복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카메라모듈 등을 중심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을 일궈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21.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화웨이가 점유율 17.9%로 바짝 추격 중이지만, 무역분쟁 여파로 올해 연간 출하량이 4000만~6000만대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7월경 출시할 예정이던 5G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X'는 9월로 연기된 상황이다.

    화웨이의 공급이 줄면서 업계 1위 삼성전자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 삼성전기에도 수혜가 돌아가게 된다. 삼성전기는 올 1분기에도 '갤럭시S10' 흥행 등으로 삼성전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319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갤럭시폴드와 갤럭시노트10 등 신제품 출시가 이뤄질 예정인 만큼 삼성전기의 고부가 부품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면 삼성전기는 MLCC와 카메라모듈의 채용 증가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라 삼성전기는 고용량 부품 중심으로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모델에도 트리플카메라 등 멀티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기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트리플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 A50' 출시하는 등 멀티카메라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MLCC 업황의 부진을 삼성전자를 통한 카메라모듈 공급으로 메꿀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적자를 내고 있던 PLP 사업의 매각도 수익성 향상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PLP는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데 필요했던 인쇄회로기판(PCB) 없이도 반도체를 완제품에 적용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다.

    앞서 삼성전기는 2015년부터 차세대 패키지 기술인 PLP개발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이 본격화되면서 올 2분기까지 적자가 반영되고 있었다. PLP 사업은 이달 1일자로 삼성전자 DS 부문에 양도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기의 상반기 실적은 다소 부진하지만 하반기에는 카메라모듈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등으로 실적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라며 "화웨이 제재로 인한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기대됨에 따라 주요 스마트폰 부품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