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6일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주식교환 이사회 결정이해진 의장, 웹3.0 시대 블록체인·탈중앙화에 미래 있다 판단핀테크-가상자산의 거대 플랫폼 탄생 … 두나무도 제도권 편입
  • ▲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뉴데일리DB
    ▲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뉴데일리DB
    네이버가 이르면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세기의 합병으로 꼽히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 교환에 대해 의결한다. 두나무에서도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네이버가 두나무를 지배구조에 품게 되는 된다는 점에서 전례 없는 빅딜이다. 이 과정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도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는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에 대한 지분 교환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내용은 오는 27일 양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합병비율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각각 어떤 비율로 지분을 교환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완전히 달라진다. 현재까지 유력한 것은 기업가치 15조원으로 추정되는 두나무와 5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네이버파이낸셜의 3대 1 비율이다. 이 경우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각각 네이버파이낸셜의 약 19%, 10%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최대주주가 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네이버의 지분은 69%에서 17%대로 하락한다. 

    이 때문에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이 지분 절반 이상을 네이버에 위임하는 별도의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부터 나스닥 상장을 통한 네이버 신주 인수 가능성 등도 거론된다. 두나무를 네이버 지배구조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경영권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네이버가 감수한 가장 큰 배경에는 이해진 의장의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해진 의장은 예전부터 데이터 주권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왔는데, AI시대가 되면서 지켜야 할 주권의 대상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한 상당한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해진 의장은 앞으로 웹3.0 시대에 블록체인 등 탈 중앙화가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과감한 빅딜을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해진 의장의 이런 결단은 네이버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돼 왔다. 포털 사업자였던 네이버는 2000년 게임사 한게임(현 NHN)을 인수 합병하면서 무료 서비스였던 포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핀테크 사업에 진출하며 네이버파이낸셜-미래애셋 투자유치, CJ대한통운을 비롯한 CJ그룹의 지분 교환 등 굵직한 협력, 인수합병 과정에서는 모두 이해진 의장의 결단이 자리했다.  

    빅딜 이후 이해진 의장이 그리는 모습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핀테크 1위인 네이버파이낸셜과 1위 가상자산 거래소 1위인 두나무의 합병은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스테이블 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핀테크와 블록체인 지배적 사업자의 합병은 AI와 전자상거래, 금융, 가상자산을 모두 포괄하는 초거대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무적으로도 두나무는 네이버의 매력적인 대상이다. 네이버는 꾸준히 매출, 영업이익의 성장을 기록 중이지만 최근 몇 년간 그 성장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 돼 왔다. 두나무의 작년 연결 영업이익은 1조1863억원에 달한다. 작년 네이버 전 계열사의 영업이익 1조9793억원의 절반 이상이다.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을 경우 막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네이버는 매력적인 대상이다. 규제 리스크가 큰 가상자산 거래소 특성상 두나무의 네이버 생태계의 편입은 안정적 제도권 편입의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지난 2월 금융정보분석원(FIU)는 특금법 위반을 근거로 두나무 대표에 문책경고, 기관에 신규 고객 입출고 정지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 6일에는 현장검사에서 특금법 위반 사항 860만건을 적발, 역대 최대 규모의 벌금을 책정했다. 35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해진 의장이 올해 사내이사로 경영에 복귀했을 때, 상당한 변화를 예고했지만 두나무와의 주식 교환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라며 “네이버의 중요한 기로에서 모멘텀을 만들어왔던 그가 이번 빅딜로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