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규모 30억 달러… 90% 이상 트럼프 행정부 이후 집행한미 FTA 직접 수혜… 제일제당 제품 인기몰이 오너 일가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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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그룹이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전략적 요충지인 미국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미 투자를 본격 확대하고 글로벌 1위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CJ그룹이 현재까지 집행한 미국 사업 투자 규모는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28억 달러(약 3조원)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집행됐다.

    앞으로 1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면 CJ그룹의 누적 투자 규모는 40억달러(4조7500억원)로 늘어난다. 롯데의 대미 투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CJ그룹이 미국 공략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전날 트럼프-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앞으로 미국 식품·유통 사업에 추가로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식품과 유통 부문 투자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었다.


    미국은 CJ그룹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거쳐야할 관문이다.  CJ그룹은 중국 베트남에 이어 미주를 글로벌 사업의 핵심 전략지역으로 삼고 일찍부터 식품·물류·문화 사업 분야에 진출해 성장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에는 CJ제일제당이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슈완스 컴퍼니와 카히키 인수를 포함해 약 2조7000억원을 투자했으며, CJ대한통운은 DSC로지스틱스 인수에 2500억원을 들였다.

    CJ그룹 관계자는 "미국 진출 이후 식품과 물류 쪽 반응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투자가 집중됐다"면서 이번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지역 등이 결정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 이후 CJ그룹의 미국 투자가 집중된 것은 무엇보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협정에 따른 시기적인 영향이 크다. FTA 협정에 따라 교류가 활발해질 당시, CJ제일제당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에서 성공적인 안착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7년에는 CJ그룹의 미국 공장이 한미 FTA 성공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당시 에드 로이스 전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CJ가 미국에서 최고의 만두를 만들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미 FTA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손경식 회장를 비롯한 오너 일가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도 미국 시장 진출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CJ그룹 회장이자 한국경영자총협회을 대표하는 손 회장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를 방문해 CJ그룹 사업을 소개하고 알리는데 앞장섰다.

    이미경 부회장의 영향력도 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이방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좌관이 제안한 여성기업가기금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합류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이방카 보좌관과의 친분도 이같은 활발한 활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의 미국에서의 성과는 최근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CJ 그룹은 최근 비비고 만두의 미국 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을 시작으로 대형 식품·물류 업체를 인수 하는 등 외형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따른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슈완스의 경우 1952년 미국 미네소타주에 설립된 냉동식품 전문업체로 전국 단위 냉동식품 제조 인프라와 영업 네트워크 역량을 갖추고 있다. DSC 로지스틱스는 식품, 소비재 산업에 특화된 물류기업으로 미국 전역에 5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CJ그룹은 이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 서부 플러튼과  동부 뉴저지 등에 만두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CGV 극장과 뚜레쥬르 등 식품과 콘텐츠 등 여러 사업분야에 진출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CJ그룹 등 식품 기업에게 사업적으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면서 "CJ그룹의 글로벌 외형 확장을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인 만큼, 미국에서 어떤 투자에 나설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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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THE CENTER. ⓒC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