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취임 1주년… 경영여건 갈수록 악화철광석價 톤당 116달러 '고공 행진'… 조업중지 결정 여부에도 관심제품가격 인상, 미국향 수출 및 WTP 판매 확대로 위기 극복 다짐
  • ▲ 최정우 포스코 회장.ⓒ뉴데일리
    ▲ 최정우 포스코 회장.ⓒ뉴데일리

    취임 1주년을 앞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하반기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원료가격의 고공행진 속에 자동차 판매 부진 등으로 자동차강판 수요 역시 줄고 있어서다. 이에 포스코는 제품가격 인상과 열연강판 수출 및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달 27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27일 포스코그룹의 제 9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최 회장은 취임 후 '기업시민'이라는 경영 이념을 내세워 협력사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 이외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지난 연말 조직에 신성장부문을 신설하며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지금껏 어려운 경영 환경을 잘 극복해 온 최정우 회장은 올 하반기에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최 회장의 고민을 가중시키는 것은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철광석 가격의 강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국제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014년 7월 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찍은 철광석 가격은 내릴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톤당 80달러 내외로 하락할 것이란 일부 전망은 현실화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올 1월 브라질 광산댐 붕괴에 이어 3월말 호주 사이클론 피해까지 겹치면서 철광석 공급량은 대폭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가 지금의 철광석 가격 강세를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라질 철광석의 지난달 수출량은 2219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2월 대비  23%, 지난해 3월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세계 2위의 호주 철광석 생산업체 리오 틴토는 사이클론에 따른 피해로 올해 1400만톤의 생산 차질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5월말부터 불거지고 있는 조업중지 또한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최정우 회장의 큰 걱정거리로 자리잡았다. 전남도와 경북도는 지난 4월과 5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조업 중지를 사전 통보했고, 이에 대한 최종 행정처분을 하반기 내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조업중지가 아닌 과징금 부과로 결정되는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고로 1기당 최대 6000만원이 부과될 수 있는 과징금 또한 포스코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로선 고로 개수 시 블리더 개방은 불가피한 조치인데, 이를 트집잡은 행정처분이 계속해서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강판의 최대 수요처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부진도 하반기 포스코의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등 완성차 5사의 6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8.8% 감소한 68만239대에 그쳤다. 내수는 5.21% 줄은 12만4963대, 수출은 9.5% 감소한 55만5276대로 집계됐다.

    최정우 회장은 지속적인 제품 가격 인상으로 하반기 보릿고개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지난 5월 열연강판 공급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한 바 있다. 이로써 포스코는 3,4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열연강판 가격을 올렸다. 후판 가격 역시 열연과 동일한 수준인 톤당 2만원 인상했다.

    원료가격 강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포스코의 가격 인상 기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에 인상하지 못한 현대중공업 등 조선용 후판가격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대(對)미국 수출 및 월드톱프리미엄(WTP) 판매 확대로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미국 상무부는 포스코의 열연강판 최종 관세율을 10.66%로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 2016년 8월 60%의 관세로 미국향 열연강판 수출길이 막혔던 포스코는 다시 한번 북미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WTP 판매도 실적 회복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포스코는 올해 WTP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14% 증가한 110만톤으로 세웠다. 2014년 33.3%에 그쳤던 WTP 판매 비중은 2015년 38.4%, 2016년 47.3%, 2017년 53.4%를 기록하는 등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WTP는 WP(월드프리미엄)을 뛰어넘는 포스코의 최고급제품을 뜻한다. 세계 최초로 개발하거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제품만인 WTP로 분류된다. 대표 제품으로는 차세대 자동차강판인 '기가스틸'이나 녹슬지 않는 철인 '포스맥(PosMAC)' 등이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 등 원료가격 강세와 함께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산업의 둔화가 전망돼 하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제품가격 인상과 WPT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 개선에 최대한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