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매출 뿐만 아니라 영업전략 전체 노출"배민 "타 앱도 유사기능 활용… 법적하자 없다"보안전문가 "빅데이터화 기업기밀, 논란여지 있어"
  • 배달앱 1·2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이번에는 ‘무단 정보수집’ 논란으로 맞붙었다. 양 측 다툼의 원인은 배민의 자영업자 매출 관리 서비스인 ‘배민장부’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8일 배민장부 서비스를 일부 업데이트했다. 배민장부는 각 점주가 매출 현황과 판매 내역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다. 주문 수, 주문금액, 앱 내 업소 조회 수, 통화 수와 카드 매출 내역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선 자사 앱 매출뿐 아니라 경쟁사 요기요 매출까지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새 기능 이용을 위해선 각 점주가 배민장부에 요기요 매출 사이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제공해야 한다.

  • ▲ 배민장부 내 요기요 점주 사이트 아이디·패스워드 입력 화면 ⓒ 배달의민족
    ▲ 배민장부 내 요기요 점주 사이트 아이디·패스워드 입력 화면 ⓒ 배달의민족

    요기요는 즉각 반발했다. 점주 전용 사이트엔 매출뿐 아니라 매장 운영 정보 등 자사의 영업 전략이 노출돼있어 수집 자체가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요기요는 배민에 관련 정보 수집 중단을 요청했으며, 추후 관련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각 점주 사이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수집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현재 점주 사이트 정보 수집 과정에서의 불법성에 대해 검토 중이며, 관련 사항이 확인되는 즉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도 강하게 맞섰다. 서비스에선 점주의 매출 정보만을 제한적으로 수집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각 점주의 매출 데이터는 요기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점주 차원의 개인정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타사 정보 불러오기는 금융 관리앱 등에서 오래전부터 활용하는 기능으로, 해당 기능 추가 전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쳤다”면서 “이번 기능 추가는 경쟁사인 요기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추후 점주 편의를 위해 타 배달앱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양 사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민 주장대로 각 점주의 정보는 소유자 동의에 의해 수집할 수 있지만,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축적될 경우엔 요기요의 영업기밀로 볼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박재표 숭실대 정보과학대학원(정보보안학과) 교수는 “각 점주의 개인정보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소유 주체가 동의해 타사에 제공한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수십만 건의 데이터가 쌓여 빅데이터화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데이터가 쌓이면 시간대별 주문 패턴과 매출 발생 요인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각 정보가 요기요의 영업 기밀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해당 정보들이 영업권 침해에 해당하는지는 소송을 통해 증명해야 하며, 이 같은 측면에서 법적 분쟁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