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책따라 등록했다 양도세 중과몇 달 새 세금 수백만~수천만 차이 "어차피 오른다" 버티기·증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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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강 인근에서 바라본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세제를 둘러싼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주거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민간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정책이 현 시점의 과세 강화 기조와 충돌하며 구조적 모순을 낳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을 믿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던 집주인들이 제도 변화로 양도세 중과라는 세제 압박까지 떠안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문재인 정부 당시 장기임대주택(8년)으로 등록한 주택은 법적 의무 임대기간으로 즉각 매각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에 대해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다"고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집주인들의 혼란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정부 정책을 믿고 임대 등록에 나섰던 다주택자들이 제도 변경으로 사실상 퇴로없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각은 임대 의무로 막혀 있고 보유하면 중과세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다. 불과 몇 달 차이로 중과세 적용 여부가 갈리면서 동일한 제도를 따른 집주인 들 사이에서 세금이 수백만~수천만원씩 달라져 형평성 논란도 인다.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 12월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민간 다주택자의 임대 물량을 제도권으로 편입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킨다는 명분 아래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공공임대 공급 만으로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민간 임대주택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정책 방향이었다.정부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 건강보험료를 완화해는 주는 한편 임대 의무 등록 기간을 단기(4년)이 아닌 장기(8년)로 설정하면 종합부동산 합산 배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등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장기 임대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꺼내든 셈이다.등록 임대주택은 임대료 인상률이 연 5%로 제한되고 임대 의무 기간 중 매각이 금지되는 제약이 있었지만 세제 인센티브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 그 결과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등록이 대거 급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민간 임대 주택 수는 2017년 180만가구에서 2018년 212만1000가구로 늘어난데 이어 2019년에는 220만5000가구까지 증가했다.2020년 7월 정부가 장기·단기 임대주택 등록 제도를 전면 폐지하면서 임대사업자들을 둘러싼 환경은 급속히 바뀌었다. 임대 등록이 주택 투기를 자극하고, 세제 혜택이 보유세 강화 기조와 어긋난다는 비판이 확산된 영향이다.이후 현 정부 들어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해 ‘6·27 대책’에서는 2주택자가 주택 한 채를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을 제한하겠다고 압박했고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되는 규제지역으로 묶는 대책도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이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도 시사하고 나섰다. 이에 재건축 등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다주택자들은 대출도,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에 내몰렸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임대주택 등록 시점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점 역시 논란이다 2017년 12월 정책 시행 직후 장기 임대로 등록한 경우에는 등록 말소와 함께 매각하더라도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반면, 2018년 이후 등록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이 종료된 후에야 매각이 가능해 중과세 적용을 피하기 어렵다. 양도세 중과가 이뤄지면 서울 등 조정대상 지역 다주택자는 기본 세율(6~45%)에 20~30%포인트(P)가 추가된다. 지방세(국세 10%)를 더하면 시세차익의 최대 82.5%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같은 제도를 따른 납세자들이 등록 시기의 차이만으로 전혀 다른 세 부담을 지게 되면서 조세 형평성 논란도 인다.이미 지난해 6·27 대출 규제로 다주택자 비중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재개가 추가적인 매물 출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거래 자체가 까다로워진 점도 시장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국 집합건물 다소유 지수는 16.38로 2023년 5월(16.37) 이후 2년 9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2024년 1월(16.49)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금 부담을 의식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동안 상당 부분 주택을 정리했을 것이란 관측이다.일부 다주택자는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등 집합건물 증여등기건수는 1054건으로 전월대비 47% 늘며 202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올해 양도세 중과 부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다주택자들이 이미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며 세 부담을 선제적으로 분산하고 있다는 해석이다.시장에선 일부 급매가 풀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매물잠김을 되려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집값은 어차피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각인된데다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증여 등 우회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중과 유예 전까지 일부매물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이미 상당수 다주택자는 매도나 증여 등 사전정리를 마쳤을 것"이라며 "남은 기간이 촉박해 매물 증가나 가격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