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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이 해외에서 개발된 신약을 국내에 빠르게 도입하면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낮은 R&D투자로 인한 한계를 발빠른 신약 도입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여성 성욕장애 치료 신약 '바이리시'의 국내 발매를 추진한다. 발매 예상 시기는 2020년이다.
광동제약은 이를 위해 지난 2017년 11월 개발사인 미국의 팰러틴 테크놀로지스와 총 40억원(350만 달러) 규모의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광동제약은 국내 발매 후 최소 10년간 독점 판매 권리를 확보한다.
바이리시의 미국 내 발매는 오는 9월 중으로 예정돼 있으며, 광동제약은 3분기 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허가신청(IND)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일회용 펜 타입(pen type) 피하 주사 형태로 개발된 바이리시는 의사 처방에 따라 환자가 필요할 때 자가 투여한다. 이 약물은 성기능에 관계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추신경계 멜라노코르틴 수용체에 작용해 성적 욕구와 관련된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으로 효과를 낸다.
광동제약은 여성 성욕장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국내 도입을 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내에는 치료제가 없던 생소한 영역인데다 주사제형이라는 불편함 등이 있어 성공가능성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광동제약의 해외 신약 도입은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의 사례도 꼽힌다. 콘트라브는 2016년 미국 바이오기업 오렉시젠 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신약이다.
일동제약이 2015년 미국 아레나제약으로 도입한 '벨빅'을 출시한 이후 경쟁제품을 곧바로 출시한 것이다.
벨빅과 콘트라브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해 왔지만 지난해 노보노디스크 '삭센다' 출시 후 성장세가 주춤하다. 콘트라브의 지난해 매출은 42억원 수준이다.
광동제약의 이같은 해외 신약 도입은 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으로 파악된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R&D투자 비중은 매출액의 1.1%에 불과하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사업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로선 신약 개발을 위해 무리하게 R&D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한계가 있는 구조다.
그럼에도 도입 신약을 통해 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이 의약품 부문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도입 신약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빈약한 파이프라인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광동제약만의 새로운 체질로 자리잡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