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조선생존기'에 택배차·의상 협찬주인공 성폭행 혐의 구속, 20회→16회로 조기종영"PPL, 브랜드에 배우 이미지 투영… 호감도 하락 등 영향"
  • ▲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 전 주인공 배우 강지환 ⓒ 드라마제작사 화이브라더스코리아
    ▲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 전 주인공 배우 강지환 ⓒ 드라마제작사 화이브라더스코리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앞선 드라마 PPL(간접광고)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롯데글로벌은 지난달 방영을 시작한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에 브랜드 협찬을 진행했다. 자사 택배 브랜드 ‘롯데택배’의 홍보를 위해서다.

    기대와 달리 방송은 순조롭지 못했다. 이달 12일 주연 배우 강지환이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면서 드라마 방영은 전면 중단됐다.

    제작사 측은 대체 배우를 섭외해 오는 27일부터 방송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20회로 예정했던 당초 회차를 16회차로 줄여 조기종영 하기로 해,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브랜드 홍보를 조건으로 택배 차량과 의상 등을 지원했다. 주연배우의 극 중 직업이 택배기사였던 만큼, ‘택배’라는 장치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10회에 걸친 앞선 방영분에선 주인공이 근무복을 입고 분류작업을 진행하거나, 배송 차량을 모는 모습이 수없이 노출됐다.

    회사 측은 PPL 지속 여부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현재 롯데글로벌은 대체 배우 섭외와 재방영 일정에 맞춰 브랜드 협찬을 이어갈지 제작사 등과 협의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드라마 방영이 중단된 후 극중 PPL 작업도 보류해둔 상황”이라며 “현재 제작사 등과 PPL 중단, 지속 여부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드라마·영화 PPL은 ‘저비용 고효율’ 홍보 수단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브랜드 이미지와 어울리는 대박 작품을 잘만 고르면 정식 광고보다 큰 효과를 얻기도 한다. 물류 업계에선 지난해 CJ대한통운이 강동원 주연의 영화 ‘골든슬럼버’에 협찬을 진행해 유·무형적인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학계는 PPL이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극중 배우의 사회적 물의가 서비스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 교수는 “PPL은 극중 배우의 이미지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전이되는 홍보수단”이라며 “(조선생존기 사례의 경우) 택배가 주인공 직업과 연관돼 있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배우가 음료를 마시거나, 상점에 가는 등 단순 상표 노출보다 몰입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주인공과 함께 장시간 노출되는 상표를 보면 시청자는 은연중 배우의 이미지를 해당 브랜드에 투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경우 드라마 애청자층에선 관련 브랜드 선호도 하락 등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