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일하는 방식의 혁신' 일환수직적 조직 탈피, '수평적' 문화 확산 긍정적승진기회, 사기진작, 동기부여 등 전통적 체제 강점 아쉽다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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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이 내달부터 '부사장·전무·상무' 임원 직급 체계를 폐지키로 결정한 가운데, SK텔레콤도 오는 8월 1일부터 임원 직급 체계를 타파한다. 기존 대기업의 수직적 문화에서 탈피, 수평적 문화 확산을 통해 조직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직급 수평화에 따른 업무 분업화 및 보수 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공식적 승진 기회가 적어 직원들의 사기진작 및 동기부여에도 '득(得)보다 실(失)'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다음달부터 부사장과 전무·상무로 구분됐던 임원 직급 체계를 본부장 혹은 그룹장 등으로 일원화한다. 최태원 SK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 일환으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이루기 위한 전사적인 조치가 이뤄진 것.

    SK텔레콤도 지주사의 영향으로 내달부터 임원 직급 체계를 폐지할 예정이다. 새 명칭은 그룹사와 동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06년 기존 5단계이던 일반 직원들의 직급 체계를 팀장과 매니저로 단일화해 지금까지 유지해 오고 있다. 사내에서는 팀장, 매니저간 직급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방식으로 통일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이번 임원 직급 체계 폐지를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급이 타파된다 해도 년차에 따른 체계가 기존처럼 유지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승진 기회가 적어 사기진작 및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경쟁사인 KT의 경우 여전히 일반 직원 대상 전통적 직급 체계 및 호칭을 유지하고 있다. KT는 지난 2010년 사원부터 부장까지 호칭을 모두 '매니저'로 통일하는 제도를 도입했으나, 4년 만인 2014년 '매니저' 호칭을 폐지하고 직급 체계를 부활시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컨대 같은 과장이라도 년차에 따라 위아래가 확실한 한국 문화 정서상, 회사 선배 혹은 후배에게 자기와 같은 호칭을 쓰는 것이 불편하기 마련"이라며 "언어문화가 다른 글로벌 ICT 업체들이 수평적 호칭을 쓰고 있다고 해서 무작정 국내 업체들도 이를 도입해 직급 체계를 타파하는 것은 옳은 결정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와 LG유플러스는 아직 임원 직급 체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나, 경쟁사의 관련 움직임을 아예 경시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