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회원사 가입 신청서류 제출수입차협회 가입 시 북미모델 가격책정 한결 수월해져콜로라도·트래버스 등 북미모델 확대로 노조 파업 영향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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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이 국내 시장에서 정식 수입차업체로 발돋움한다. 쉐보레 브랜드가 수입차란 인식을 강화하며, 그에 맞는 적정 수준의 가격대를 책정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지속적인 수입차 확대로 약점으로 꼽혔던 노조 리스크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한 각종 서류를 제출했다. KAIDA는 향후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쉐보레의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서류를 제출하며 가입 의사를 밝혔다"며 "회원사 자격에는 전혀 문제없다. 여러 절차를 통해 최종 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8월말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우선 선보인 이후 곧바로 대형 SUV 트래버스도 국내에 내놓을 계획이다. 수입차협회에 회원사 등록을 신청한 것은 이들 모델 출시에 앞서 정식 수입차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쉐보레 브랜드가 수입차협회에 정식 등록되면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북미모델 가격 정책에 있어 한결 수월해진다. 수입차란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국산차보다 높은 수준의 가격대를 책정해도 시장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입차 브랜드란 인식 제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쉐보레 브랜드를 새롭게 포지셔닝 하기 위한 조치"라며 "그동안 비싸다는 고객들의 지적을 상쇄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달 13일 공식 홈페이지에 트래버스 56초 광고영상을 공개하며, 트래버스의 향후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

    본 영상 초반에는 트래버스의 경쟁 모델 5대가 등장한다. 이들은 바로 렉서스 NX·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포드 익스플로러 등 수입차 SUV들이다. 현재 대형 SUV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는 보이지 않는다. 

    국산차와의 경쟁은 배제한 수입차와 싸워보겠다는 한국지엠의 강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물론 이같은 전략이 한국지엠의 계산대로 국내 고객들에게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한국지엠이 그동안 쉐보레 카마로, 이쿼녹스, 볼트, 임팔라 등 다수 모델을 북미에서 들여왔음에도, 여전히 국내 완성차 기업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입차협회에 가입했단 사실만으로 국내 고객들의 인식을 단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지엠 역시 이런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수입 모델을 늘려가며, 노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적어도 노조에 발목잡혀 인기모델의 판매 확대에 제동이 걸리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지난밤 파업 투표가 통과된 현대차는 향후 팰리세이드 생산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한국지엠의 트래버스가 국내에서 흥행한다면 노조 파업로 인한 판매 우려는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미국산 신차 가격을 현대·기아차 수준으로 맞추기 어렵다"며 "그렇다 보니 수입차 메이커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모델을 확대하려는 한국지엠으로선 수입차협회 등록은 피할 수 없는 절차일 것"이라면서도 "현재 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원사인 한국지엠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다. 국내 고객들 역시 적잖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