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상 대표 자사주 매입 '반짝 효과'에 그쳐… 3거래일 연속 하한가신라젠 쇼크에 급락한 제약·바이오株 "옥석가리기 지나 외면 받는 수준"지난 5일 바이오發 쇼크에 코스닥까지 충격… '사이드카 발동'까지
  • ▲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다. ⓒ박성원 기자
    ▲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다. ⓒ박성원 기자

    제약·바이오 주가가 연일 '신라젠 쇼크'의 여파에 시름을 앓고 있다. 지난 5일에 이어 오늘(6일)도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

    6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이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제약·바이오주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 문은상 대표 자사주 매입 '반짝 효과'에 그쳐… 3거래일 연속 하한가

    이날 오전 9시3분 신라젠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98%(6550원) 떨어진 1만 5300원에 거래되며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이날 오전 9시쯤 자사주 12만 9000주를 20억원을 들여 매입하며 주가 반등을 시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신라젠의 주가는 소폭 반등하고 거래량이 폭증했다.

    이날 오전 9시51분에는 21.74%(4750원) 하락한 1만 7100원에 거래되며 낙폭이 줄었다. 거래량은 4503만 4212주로 전일(23만 5177주) 대비 191.5배나 뛰었다. 특히 장 초반에 거래량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그러나 문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반짝 효과'에 그쳤다. 이날 오후 1시36분부터 신라젠의 주가는 하한가로 되돌아간 뒤 전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 대표가 3000억원어치 주식을 팔고 20억원어치 매수를 한다고 해서 성난 주주를 달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 ▲ 신라젠 입장문 캡쳐 ⓒ신라젠
    ▲ 신라젠 입장문 캡쳐 ⓒ신라젠

    ◆ 신라젠 쇼크에 급락한 제약·바이오株 "옥석가리기 지나 외면 받는 수준"

    지난 5일 신라젠 쇼크로 우후죽순 무너졌던 제약·바이오주는 오늘(6일)도 전반적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 초반 일부 제약·바이오 업체가 반등하는 기미를 보였으나 결국 오후부터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것.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13%)는 물론이고, 유한양행(-1.18%), 녹십자(-2.09%), 종근당(-2.33%), 한미약품(-0.74%) 등 상위 제약사들도 약세를 보였다.

    줄기세포 치료제 업체인 메디포스트(-8.87%), 파미셀(-10.01%), 강스템바이오텍(-7.95%), 차바이오텍(-7.23%), 안트로젠(-3.14%) 등은 전일에 이어 급락했다. 첨단바이오법 통과의 수혜가 전혀 와닿지 않는 상황인 셈이다.

    그 외에도 메지온(-8.11%), 툴젠(-6.341%), 제넥신(-4.10%), 압타바이오(-7.62%)  등의 주가가 대폭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임상 3상 경과가 좋지 않다 보니 바이오 섹터 기업들의 옥석을 가리는 정도를 벗어나 거의 외면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지난 5일 바이오發 쇼크에 코스닥까지 충격… '사이드카 발동'까지

    제약·바이오주는 지난 5일 신라젠 쇼크와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요인이 겹치면서 일제히 급락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KRX헬스케어 지수는 2314.30으로 전 거래일 대비 10.67% 하락했다. 올 들어 최대 규모 낙폭을 기록하고, 전 산업군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인 것이다. KRX헬스케어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주요 제약·바이오주 73개로 구성됐다.

    에이치엘비, 코오롱생명과학을 제외한 제약·바이오주가 전반적으로 급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9.50%)와 셀트리온제약(-11.88%), 메디톡스(-19.07%), 헬릭스미스(-17.36%), 제넥신(-12.23%) 등은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가파른 주가 하락에 제약·바이오주의 시가총액이 1일 만에 10조원 가량 증발했다. 지난 5일 KRX헬스케어 지수의 구성 종목 73개사의 시가총액은 98조 6434억원에서 88조 9867억원으로 전일 대비 9조 6567억원 감소했다.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신라젠은 2거래일 만에 시총 3위에서 6위, 10위로 내려앉았다. 시총 3위였던 메디톡스는 시총이 2조 2813억원에서 1조 8463억원으로 435억원 감소하면서 8위로 밀려났다. 반면, 시총을 거의 유지한 휴젤은 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바이오발(發) 충격에 오후 2시 9분쯤 코스닥 지수가 6.19% 떨어지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주식선물시장의 급등락을 막기 위해 현물 프로그램 매매 체결을 잠시 중지시키는 제도다. 시장 급락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