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8K TV전쟁...삼성-LG, 8K 표준 논쟁 수면 위로"5G 주도권 사수"...IFA 점령한 중국여전한 가전 대세 'AI'...생활공간 경계 사라진다
  • ▲ IFA 2019 전시장 외부 풍경 ⓒ조재범 기자
    ▲ IFA 2019 전시장 외부 풍경 ⓒ조재범 기자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가 6일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2일 폐막했다.

    올해 IFA는 한층 진화된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가전 제품과 5G 주도권을 사수하기 위한 중국의 굴기, 한층 더 격해진 8K TV 화질 경쟁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 ▲ IFA 2019 삼성전자 전시관에 선보인 QLED 8K TV ⓒ삼성전자
    ▲ IFA 2019 삼성전자 전시관에 선보인 QLED 8K TV ⓒ삼성전자
    ◇ 너도 나도 뛰어든 '8K TV' 경쟁...삼성-LG '진정한 8K' 놓고 '대격전'

    올해 TV의 키워드는 '8K' 하나로 압축이 가능하다. 일찌감치 8K TV 상용화에 성공한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국내 업체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전통 유럽 가전업체까지 가세하며 미래 TV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는 유럽내 프리미엄 TV 성장이 눈에 띄며 시장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 기반의 'QLED 8K' TV의 한층 진화된 면모를 과시했고 LG전자는 '진정한 8K'라는 표현으로 올레드 기반 8K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TV업계 8K 경쟁은 올해 IFA에서 격화되며 정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LG전자가 삼성전자를 겨냥해 '표준기술에 적합하지 않은 8K TV'라고 강한 공세에 나섰는데, 그동안 올레드 기술을 기반으로 8K 화질 구현까지 성공해 여유로웠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 IFA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 ▲ IFA 2019 LG전자 전시관에 선보인 8K 올레드 TV ⓒLG전자
    ▲ IFA 2019 LG전자 전시관에 선보인 8K 올레드 TV ⓒLG전자
    여기에 TCL,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창훙 등 중국과 대만기업을 비롯해 유럽에서는 터키 TV업체 베스텔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K TV를 전시했다. 이 중 8K TV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아직 없지만 국내업체를 뛰어넘는 120인치 초대형 8K TV 시제품을 내놓으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 8K TV 신제품을 내놓진 않았지만 선명해진 화질을 관람객들에게 어필했다. 8K TV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소니와 함께 도시바와 파나소닉 등이 TV 전시에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이들 업체들은 TV에 이식된 AI를 통해 다른 가전과 연결성을 부각했으며 구글, 알렉사 파트너쉽을 강화한 서비스 확대에도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 ▲ IFA 2019 화웨이 전시장 전경 ⓒ장소희 기자
    ▲ IFA 2019 화웨이 전시장 전경 ⓒ장소희 기자
    ◇ "5G 주도권 사수"...IFA 점령한 중국

    지난해 가전업체들을 중심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던 중국이 올해는 화웨이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IFA 2019를 장악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진출 길이 막혔던 5G 분야에서 유럽시장을 집중 겨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우선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AI를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미며 다양한 제품군들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IFA에서 새로 선보인 5G 스마트폰 칩셋 '기린990'을 중심으로 전시에 나서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화웨이의 최고경영자(CEO) 리차드 유(Richard Yu)는 IFA 개막 기조연설자로 나서면서 이번 IFA 2019의 주도권이 중국에게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리차드 유는 이 자리에서 앞서 5G 칩셋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퀄컴을 공개 저격하면서 자사 신제품 칩셋으로 5G 시장을 평정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IFA 2019에 참여한 중국업체들의 수만 헤아려도 대세가 중국이었음은 예상이 가능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각각 90곳 안팎의 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중국은 780여 개 업체가 IFA에 전시장을 꾸려 우선 압도적인 참여도로 전시회를 점령했다. 전체 IFA 참가 기업 중 40%가 중국업체였던 셈이다.

    5G에서는 중국 굴기를 외쳤지만 여전히 TV나 가전에서는 한국기업들이 내놓은 제품들을 비슷하게 답습하는 모습을 나타내며 한계점도 드러냈다는 평가다. 특히 가전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로운 공간의 개념을 접목해 내놓은 제품들을 상당수 따르는 경향을 나타내며 제품 디자인까지도 유사해 혁신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 ▲ IFA 2019 하이얼 전시장 전경 ⓒ장소희 기자
    ▲ IFA 2019 하이얼 전시장 전경 ⓒ장소희 기자
    ◇ 여전한 가전 대세 'AI'...삼성-LG 주도 아래 따라오는 中

    가전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접목해 생활상을 바꾸는 대세가 올해까지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를 접목한 혁신 가전으로 유럽 관람객들을 놀라게 하는 분위기도 여전했지만 이를 열심히 쫓아오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고군분투에도 주목할 만 했다. 안방 지키기에 나선 유럽 가전사들은 관람객들이 즐기면서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는데 특히 주력했다.

    가전에서의 혁신은 단연 국내업체들이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라이프생활가전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세대와 가정을 겨냥한 톡톡 튀는 디자인의 제품들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고 LG전자는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생활가전으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이 같은 삼성과 LG를 따라오는 중국업체들의 경향도 다시 한번 굳어진 모습이었다. 삼성과 LG의 신제품 냉장고를 그대로 따라한 업체들과 의류관리기 등의 신가전을 속속 내놓는 중국업체들이 늘면서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가전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