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마켓컬리, 국토부 사업면허 획득업계 "시장 영향은 제한적… 마케팅·수익성 확보 차원"식품·가구 특화된 '특수 택배'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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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상윤 기자

    유통업계가 택배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택배는 온라인 쇼핑몰과 같은 전자상거래 채널을 기반으로 매년 10%대의 고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이다.

    지난 2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택배사업자 공고엔 한샘·마켓컬리 등 신규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한샘은 자회사 ‘한샘서비스원’, 마켓컬리는 ‘프레시솔루션’으로 사업에 뛰어든다. 앞서 자격을 취득했던 쿠팡은 면허를 반납해 이번 공고에선 빠졌지만, 사업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업계는 유통사의 택배시장 진출을 수익 개선과 마케팅 차별화 측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외부 위탁이었던 물류 부문을 직접 맡아 비용 부담을 줄이고, 사업영역이 유사한 타사 물량도 소화해 수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을 콘셉트로 하는 마켓컬리는 4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오전 7시까지 배송을 완료해야 하는 마켓컬리는 서비스 특수성 때문에 물류비 부담이 비교적 큰 편이다. 현재 누적 적자는 600억원 수준으로, 이중 상당 부분을 외주 물류비가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의 경우 수백억 적자의 큰 요인 중 하나가 물류비일 것”이라며 “자사 물량을 직접 소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이후엔 소규모 식품업체 물량 영업을 통해 부가수익도 창출할 수 있어 사업에 진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가구업체 한샘의 경우 경쟁사와의 서비스 차별화 측면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브랜드 이케아가 배송 서비스로 인기를 얻은 만큼, 이보다 앞서 물류 인프라를 직접 두고 판매부터 배송·조립을 제공하겠다는 발상이다.

    다만 업계는 유통사의 사업 진출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 사의 업역이 뚜렷한 만큼, 이들이 제공할 서비스는 일반적인 택배와는 개념이 다르다는 시각에서다.

    업계는 이들 업체가 일부 제품에 특화된 특수 택배사 형태를 띨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의약품 배송을 주로 담당하는 동아제약 계열사 용마로지스와 고려택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도 택배사업 자격을 가진 업체지만, 일반 물량보단 특화품 배송에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통사의 사업자격 취득은 택배시장 진출이라기보단 자사 기존 서비스 확대 측면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각사 물량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 않은 데다, 추후 외부 물량 영업에 나선다고 해도 일부 제품군에 한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