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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일감이 줄고 일부 노사갈등이 겹치면서 외국인투자 완성차 3개사의 올해 생산실적이 기록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지엠(GM)은 올 들어 9월까지 완성차 생산량이 30만4756대로, 같은 기간 2005년(25만8551대) 이래 14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만30대보다 7.65% 줄어든 것으로, 6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노조 파업과 추석 연휴가 겹친 9월에는 1만7491대로, 2003년 8월 1만5578대 이후 최소다. 월 생산량이 2만대를 하회한 것도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노조가 일단 쟁의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노사갈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다음 집행부로 임금협상을 넘기기로 하고 사측과 교섭을 중단했을 뿐이다.
미국 본사도 장기 파업 중인만큼 사정은 더 복잡하다. 본사도 생산이 줄어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을 수입해 판매하겠다는 한국GM의 내수 전략 역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쌍용차는 올 들어 생산량이 10만75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1180대보다 0.42% 줄었다. 감소 폭은 크지 않지만, 2012년 같은 기간(8만6002대) 이후 7년 만에 최소다.
판매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 등의 경쟁 차종에서 밀려 고전하고, 수출도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반기 파업을 겪은 르노삼성차는 9월까지 누적 생산량이 12만39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4955대에 비해 24.8% 쪼그라들었다.
이는 2014년 같은 기간(9만4696대)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한 액화석유가스(LNG) 스포츠유틸리니차(SUV)인 QM6가 선전하고 있지만,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10만대에서 올해 6만대로 줄어든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은 지난 주 초부터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25% 낮췄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로그 위탁물량이 모두 빠진 상태에서 신차 XM3 유럽 수출물량을 받아올 수 있을 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투 완성차 3개사 모두 당장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이 격변하는 추세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할 여력마저 없다보니 장기적으로 불안한 분위기다.
기아차는 올 들어 생산량이 108만607대로, 지난해 105만5000대보다 2.94% 증가했다.
하지만 역시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99만6779대 이후 최소다. 이는 이번 기아차 차기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친환경차 생산설비 확보가 주요 공약으로 나온 배경으로 판단된다.
현대차는 가장 양호한 분위기다. 올 들어 생산량이 129만4691대로, 2015년 같은 기간(135만2947대)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았다. 8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무분규로 타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생산은 219만528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 증가했다. 연간 생산량도 지난해 402만8705대와 비슷하게 400만대 수준에서 지지부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