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앞두고 '수백 대 1' 경쟁 수두룩수억원 시세차익 강남권 당첨 가점 70점 웃돌아정부 '반시장' 부동산 규제, 오히려 시장 혼란만 가중
  • ▲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방문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뉴시스
    ▲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방문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뉴시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아파트 청약 열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수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평균 당첨 가점이 70점을 웃돌고 비(非)강남권에서도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반시장적인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시장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8일 전용 59㎡로만 구성된 서울 강서구 방화동 '마곡센트레빌' 아파트 청약 결과, 일반분양 27가구 모집에 총 2770명이 몰려 평균 102.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C 1가구 모집에는 304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이 단지는 총 143가구 소규모 아파트인데다 10대 건설사가 아닌 중견건설사가 시공함에도 이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당첨 커트라인만 54점을 기록했고 평균 60점을 넘어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임박하자 신규 주택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강남의 청약 열기가 비강남권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당첨만 되면 수억원대 시세 차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청약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10일 1순위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의 전용 115.2㎡B형은 전체 주택형 가운데 평균 당첨 가점(71.5점)이 가장 높았다. 당첨 커트라인이 되는 최저점은 69점, 최고점은 74점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난 1일 1순위 청약 당시 138가구 모집에 모두 9000명이 몰리면서 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가점이 70점이 되려면 무주택 기간은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수 4명(2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1년(13점)을 넘어야 한다.

    상반기와 비교하면 청약가점은 몇 개월 만에 급등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 단지 당첨 가점은 평균 48점이었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커트라인이 10점 이상씩 올라갔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막연한 불안 심리가 청약 과열을 부추겼으며 당분간 이런 청약 과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다는 것도 문제다. 서울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을 경우 분양가의 60% 수준인 중도금 대출을 받기 어렵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반복되는 공급 부족 신호로 당분간 수요자 관심이 신축 아파트나 일반 아파트로 옮겨갈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대출이나 전매제한이 심하므로 묻지마 청약은 곤란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