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0.4%…사상 첫 마이너스낮은 물가 전망에 디플레이션 우려 확대"기대인플레이션 하향 고착화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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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예산정책처
    한국 경제의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면그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올해 들어 0%대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물가는 작년 여름 폭염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의 기저효과, 석유류 가격 하락세 지속, 고교 무상교육 실시에 따른 공공서비스물가 하락 폭 확대 등에 기인한다.

    저물가 상황은 주로 공급측면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불안 요소다.

    올해 유가안정으로 에너지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OECD 국가들의 물가 상승률도 둔화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물가 둔화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OECD 국가들보다 에너지물가가 안정적이나 식품물가의 변동성이 크고, 최근 들어 근원물가가 둔화하는 특징을 보였다.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경제주체들의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도 낮아지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한국은행의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인 1.8%를 기록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은 수준에서 굳어지면 수요부진과 저물가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통해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제주체들이 물가하락을 예상할 경우 가계는 소비를 미래로 이연시키고, 기업은 투자 및 생산을 축소시킨다. 이는 기업의 고용감소 및 근로자의 임금하락을 통해 물가하락을 유발하며, 다시 소비와 투자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아울러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실질금리 상승을 통해 자산가격을 하락시키고 채무 부담을 높여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크다.

    이에 국회예산정책처는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지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저물가·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대응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위축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수요진작책을 마련해 저물가 상황이 경기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방지해야 한다"며 "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하향 고착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시의적절한 정책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낮은 수준의 소비자물가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근거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공급측 충격이 사라지더라도 낮은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으로 저물가 상황이 이어질 수는 있으나,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는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낼 수 있으나 2020년부터는 상승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