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저가 이어 중가 라인업까지 ODM 삼성도 비중 늘려… 내년 6000만대 관측글로벌 외주 비중 2023년 '66%' 확대 전망
  • ▲ (왼쪽부터) 갤럭시 M20, LG X6 제품 이미지. ⓒ각 사
    ▲ (왼쪽부터) 갤럭시 M20, LG X6 제품 이미지. ⓒ각 사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제조사개발생산(ODM)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매섭게 추격하자 저가를 넘어 중가 모델까지 ODM 방식을 적극 채용하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진행하던 ODM을 중가 라인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앞으로 ODM 채택을 저가 중심에서 중가 모델까지 확대하려고 한다"며 "ODM을 원가 구조 개선의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내부 연구개발(R&D)의 리소스를 확보해 미래 준비와 프리미엄 제품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중국의 가성비 전략에 대응하고 수익성을 위해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ODM 방식을 늘려왔다. 현재 LG전자 스마트폰의 ODM 생산 비중은 25%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내년에는 판매성과에 따라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MC사업이 2015년 적자전환 후 지난해까지 누적 3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내는 등 악화일로가 지속되자 비용 절감 등 사업효율화를 위한 차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 상반기에도 경기 평택시 공장의 스마트폰 물량을 줄여 연내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소재 'LG 하이퐁 캠퍼스'로 이전했다.

    생산지 효율화와 원가개선 등의 노력으로 MC사업의 수익성도 호전되고 있다. 3분기 영업적자는 1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억원 늘었지만 올 들어 처음으로 1000억원대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C사업은 지난 1, 2분기에 각각 2035억원, 3130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 적자 축소 및 사업 구조 효율화를 위해 ODM을 활용하고 있다"며 "베트남 생산 체제가 정착되는 내년에는 스마트폰 생산량의 30% 이상을 ODM에 의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의 삼성전자도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ODM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를 적극 공략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보고서를 보면 올 3분기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출하량 4900만대 가운데 샤오미가 점유율 26%를 기록, 20%의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1위를 유지했다.

    자체생산을 고수해 온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ODM을 도입해 300만대를 맡겼으며 올해는 3000만~4000만대까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에는 6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 M 시리즈 등 150달러 이하의 중저가 모델을 대상으로 ODM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130달러대 이하 제품을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기는 어렵다"며 "우리가 생각한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ODM을 일정 부분 하는 것이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은 일찌감치 외주 생산을 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애플은 처음부터 아이폰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채택해 제품과 소프트웨어(iOS)의 개발만 하고 생산은 전적으로 폭스콘에 위탁했다.

    글로벌 스마트폰의 ODM 및 전자제품위탁제조(EMS) 생산 비중은 지난해 54%에서 오는 2023년 66%로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중국 업체들 주도로 가격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ODM 확산은 불가피한 추세"라며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외주 생산을 활용해 점유율을 늘려 왔고, 국내 업체들도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