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사업 15분기 연속 적자… "내년도 반등 어려워"ZKW 인수 불구 더딘 성장세… 글로벌 車 시장 악화 직격탄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LG전자의 전장사업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전장기업 ZKW를 인수했음에도 외형 성장을 쉽사리 이루지 못하고 있는 데다 적자 또한 지속되고 있다. 내년에도 실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S사업은 올 3분기 매출 1조3401억원, 영업적자 6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증가했지만 적자는 172억원 확대됐다.

    LG전자 측은 "인포테인먼트 사업의 신규 프로젝트로 매출은 성장했지만 주요 완성차 업체의 매출 감소와 신규 프로젝트의 초기 수율 안정화 지연, 초기 양산 비용 투입 등의 영향으로 적자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LG전자는 자동차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지난해 4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전장사업 확장에 시동을 켰다. 이어 2013년 사내외 자동차 관련 사업부문을 통합해 신설한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의 명칭을 지난해 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로 변경했다. 부품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으로 발굴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자동차부품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김진용 부사장을 VS사업 수장으로 앉혔다. 또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부사장을 자동차부품팀장으로, 은석현 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을 LG전자 VS사업본부 전무로 각각 영입하는 등 전장 부문 강화에 힘을 줬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전장부품사업이 더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분기별 매출은 조직개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증가했지만 적자 폭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누적 적자는 13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0억원 늘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위축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세계 주요국 자동차 판매량이 719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9%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9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오랜기간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부진의 원인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수요 약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성장 둔화 및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13개월 연속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다. 인도도 유가상승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됐으며 최근에는 홍수 등으로 인해 수급에도 차질이 생겨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는 자동차 판매 감소가 지난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 무역량의 3분의 1을 축소시켰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내년 흑자전환을 예상했었던 LG전자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4분기에도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일부 완성차업체의 구조조정과 파업 영향 등으로 자동차부품 시장 수요 감소가 전망되고 있어서다.

    김근태 LG전자 VS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내년 턴어라운드를 계획했었지만, 자동차업계의 수요 영향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자동차시장이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당초 예상보다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던 시기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 침체 등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가 쉽게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