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 설립 이후 흑자 전환 시점 재차 밀려2분기도 '적자' 전망… 2020년 흑자 목표 부담"가전만 잘나가는 LG전자, 새로운 실적 효자 절실"
  • ▲ LG전자 CEO 조성진 부회장이 오스트리아 비젤버그(Wieselburg)에 위치한 ZKW 본사를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LG전자
    ▲ LG전자 CEO 조성진 부회장이 오스트리아 비젤버그(Wieselburg)에 위치한 ZKW 본사를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LG전자
    LG전자가 올해로 사업부를 만들어 추진한지 6년차를 맞는 전장사업으로 고민하고 있다. 가전 외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사업이 없는 LG전자 입장에선 전장사업과 같은 신사업이 빠르게 자리 잡아 실적 성장에 보탬이 돼야하는데 기대만큼 목표를 이루기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 인수 효과를 등에 업고 내년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한층 더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부는 올 2분기에도 적자가 유력시 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VS사업부가 150억 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잠정실적공시를 통해 15조 6301억 원의 매출액과 65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사업부별 실적은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공개한다.

    VS사업부는 1분기에도 154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매출액은 1조 3470억 원으로 1조 원 벽을 넘어섰지만 아직까지 수익성으로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2분기에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비슷한 수준의 영업손실을 내는 비슷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장사업은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동시에 완성차 업체와의 긴밀한 협조 관계가 공고한 분야라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 LG전자도 6년 전인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VS사업부를 설립해 이 분야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지만, 아직까진 이 진입장벽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점이다.

    그런 까닭에 아직까지는 분기 기준으로 단 한번을 제외하곤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6년 전 VS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을 때 보다 LG전자의 실적 버팀목이 많이 약해졌다는데 있다. 가전 명가답게 가전사업은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지만 몇 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MC) 사업에, 최근들어서는 TV(HE)사업까지 성장세가 주춤해져 예전보다 실적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특히 올 2분기에는 LG전자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TV사업 부진으로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OLED TV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가는 중이지만 아직까지 주된 매출처인 LCD TV가 더 큰 경쟁상황에 직면했고 OLED TV 출하량도 많지 않아서 예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힘들어진 탓이다. 더구나 이 같은 상황이 하반기에 더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서 새로운 실적 효자가 절실해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LG전자의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으로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VS사업을 새로운 구원투수로 보고 있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가전과 TV 사업에 이어 스마트폰 사업이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이미 오랜기간 적자상태에 놓인 MC사업 실적 회복에 기대를 걸기보단 신사업인 VS사업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 실적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전장사업의 성장성에 더 기대감이 생긴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장 LG전자가 VS사업부의 2020년 흑자전환을 선언한 상태라 특히 올해 성과 달성에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지난해와 2년 전에 비하면 적자규모를 많이 줄이기는 했지만 올해 상반기 중에만 이미 300억 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해 하반기에 이를 만회할 수 있을만한 신규 수주와 수익 구조 마련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에 LG전자의 주요 VS 제품인 텔레매틱스 점유율이 떨어진 것도 내년 목표달성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시장조사전문업체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LG전자 텔레매틱스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7년 22.1%에서 올 1분기 17.1%로 줄었다.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전장제품 시장에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수치로, 후발주자인 LG전자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예상보다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VS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예상보다 턴어라운드 시점이 늦어지며 시장관계자들도 LG전자의 전장사업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재차 점검하고 있다"며 "오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이와 관련된 검증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