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GS, 삼성 영업익 '4분의 1' 토막더딘 해외 실적 개선에 주택 경기 침체 여파 반영
  • ▲ 자료사진. 아파트 신축 현장. ⓒ성재용 기자
    ▲ 자료사진. 아파트 신축 현장. ⓒ성재용 기자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대형건설사의 3분기 누계 매출이 지난해보다 5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실적을 견인했던 국내 주택 부문의 공급 위축과 더딘 해외 부문 개선세로 영업이익도 80%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4분기에는 그간 이연된 수주물량과 신규 분양이 예정된 만큼 감소 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4일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대형건설사의 올 들어 3분기까지의 매출액은 모두 42조47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조7253억원에 비해 5조2477억원(1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5개사의 영업이익은 3조3385억원에서 2조7593억원으로 5791억원(17.3%) 줄어들었다.

    이는 5개사의 3분기 평균 매출액 2조7239억원과 평균 영업이익 182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1개 분기 이상의 실적이 사라진 셈이다.

    실제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을 제외한 3개사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3분기 누적 매출은 6조34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조3452억원에 비해 23.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351억원에서 3193억원으로 40.3% 급감했다. 두 수치 모두 5개사 중 가장 큰 낙폭이다.

    다른 건설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추석 등 계절적 요소, 분양물량 일부 지연 이슈로 건축·주택 부문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대우건설은 연간 2만~3만가구를 분양하다가 지난해 1만3000가구 공급에 그쳤다. 또 쿠웨이트 CFP 현장에서 공기 지연에 따른 간접비 증가로 추가원가 450억원이 발생하면서 플랜트 부문 원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영업익 1조'를 달성한 GS건설도 2015년 1분기 이후 최저 분기 실적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GS건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6184억원, 5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조9066억원, 8423억원에 비해 23.0%, 30.5% 감소했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체 매출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주택 분양 물량"이라며 "3분기까지 1만가구를 공급했기 때문에 4분기에 추가로 1만가구 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에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GS건설은 당초 올해 2만8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공급된 물량은 3분기 기준 1만가구에 불과했다.

    '업계 1위' 삼성물산도 흔들렸다. 건설 부문 매출액은 8조91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조9520억원(-0.40%)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6050억원에서 4040억원으로 33.2% 감소했다.

    매출액의 경우 금융투자업계 예상대로 수주잔액 감소 여파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영업이익은 상여금 지급 등으로 판관비가 늘어났으며 영업외손익에 기설정됐던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관련 충당금 470억원이 최종 중재 합의에 따라 프로젝트 원가에 반영되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 신규 수주실적이 4조4000억원대로, 연간 목표 11조7000억원에 비해 40%도 채우지 못한 만큼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대형건설사 3분기 누적 실적. 자료=각 사 보고서. ⓒ뉴데일리경제
    ▲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대형건설사 3분기 누적 실적. 자료=각 사 보고서. ⓒ뉴데일리경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현대건설의 경우 매출액 12조6473억원, 영업이익 6894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2조2645억원보다 3.1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6772억원)도 1.79% 늘었다. 5개사 중 매출액이 가장 많은 뿐더러 증가율도 최고 기록이다. 게다가 두 수치 모두 성장한 곳은 5개사 중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특히 해외 원가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 다른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에 몰두한 것과 달리 활발한 해외수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매출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이익 확대가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발생했던 대손상각비 및 환 관련 평가손실이 3분기에 각각 소멸, 이익으로 전환되면서 세전이익도 개선됐다.

    대림산업은 5개사 중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GS건설의 '연간 영업익 1조'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출액은 6조95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조2568억원에 비해 15.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786억원에서 7616억원으로 12.2% 증가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상반기에 이어 매출액은 전반적인 수주 부진 및 국내 분양실적 감소에 기인한 둔화세가 지속된 반면, 영업이익은 건축과 토목 부문 원가율 개선 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했다. 또 플랜트 부문의 일부 준공 현장들에서의 정산효과와 말레이시아 발전 프로젝트 상업운전 조기 완공에 따른 인센티브 100억원이 수령되면서 강한 실적 기조를 보였다.

    특히 증권가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대림산업은 4분기에 240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대림산업 뿐만 아니라 5개사 모두 4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에 따르면 5개사의 연간 매출액은 57조2356억원, 영업이익 3조734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63조5792억원) 9.97%, 영업이익(4조1515억원) 10.0% 각각 하락한 것으로 3분기 누계 실적 변동률보다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그간 쏠쏠한 재미를 봤던 주택경기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위축된 데다 북미회담 결렬, 미중 무역전쟁 등에 대한 우려로 국내외 성과가 모두 부진했다"며 "다만 그동안 이연된 프로젝트의 결과가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광역교통망 개발 등 정책 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경영실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