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누계 약 1조9000억원연매출 2조6000억 달성할 듯 업계 단일 브랜드 매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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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증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후의 올해 3분기(1~9월) 누계매출은 1조8786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고가의 기능성 제품의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께 후의 올해 매출은 2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일 브랜드로 이같은 수치는 화장품업계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기록이다. 지금껏 어느 브랜드도 해내지 못한 과업이다.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2015년 이후 4년째 연매출 1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인 에스티로더와 랑콤의 매출이 3조~4조원 수준"이라면서 "시세이도와 입생로랑이 2조원를 감안하면 절대적 수치"라고 평가했다.
2003년 출시한 후는 왕실의 독특한 궁중처방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품질, 화려한 디자인, 럭셔리 마케팅으로 기존의 한방 화장품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높은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후는 2006년부터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발탁한 이후 큰 폭의 도약을 거듭했다. 후는 2009년 매출 1000억원, 2013년 2000억원, 2014년 4000억원, 2015년 8000억원, 2016년 1조2000억원, 2017년에는 1조4000억원, 지난해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매출 1조원 브랜드가 되기까지 보통 50년 이상 걸린 글로벌 브랜드들과 견주었을 때 성장 속도 면에서 돋보이는 성과라는 게 LG생활건강의 설명이다.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의 성장에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한 것.
특히 LG생활건강 후는 2017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브랜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후 브랜드는 국내 면세점에서 2015년부터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브랜드 매출을 넘어섰다. 올해도 면세점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후 브랜드의 지속적인 호황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LG생활건강의 후가 잘 팔릴수록 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후가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LG생활건강의 매에서 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이른바 후 쏠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실제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누적 매출은 5조672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서 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3%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사업 다변화에 적극적나서고 있다. 의존도 해소는 물론 최대 시장인 중국에선 현지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 일본 화장품의 시장점유율 증가 등 위기 요인에도 대비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말 한방 화장품 럭셔리 브랜드인 사가秀(수)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수려한秀(수)을 아우르는 패밀리 브랜드를 론칭한 것도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화장품 담당 연구원은 "럭셔리 화장품인 후 중심의 포트폴리오는 중국의 소비 고도화에 적합한 사업전략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후 내에서도 천기단→천율단→환유→예헌보로 이어지는 고가라인 확장을 통해 평균 판매단가를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